친근한 이야기로 쉽게 풀어쓴 ’유마경‘

<유마경>은 상업을 주로 하는 인도 북부의 자유도시 바이샬리를 무대로 삼아, 주인공 유마힐(비마라킬티)이 중심이 돼 다양한 가르침과 이야기를 전개하는 희곡 형식으로 짜여 있다. 그래서 문학적인 가치가 다른 어떤 경전들보다 뛰어나다. 또 계율의 틀 속에서 형식화돼 굳어가는 기성 교단과 교리들, 그리고 그 속에서 성직자 대접만을 고수하고 있는 비구 스님들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를 던지는 극적인 장면들은 <유마경>의 가치를 더욱 높여 주고 있다. 한마디로 옛것에 빠져 있는 교단에 진보적인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경전이 <유마경>이다. 하지만 <유마경> 속의 교리는 매우 심오하고 깊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그 속의 이야기들은 매우 신선할 뿐 아니라 재미가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아주 잘 적용이 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심오한 <유마경>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 속에 김현준 불교신행연구원장이 <유마경> 속 다양한 이야기들을 중심에 두고 알기 쉽게 풀어쓴 <유마경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펴냈다. 저자는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경전의 핵심 내용도 함께 밝히는 글을 써 보자”는 원력을 세워 월간 ‘법공양’에 2022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13개월에 걸쳐 연재했다. 이번에 펴낸 책이 그 글을 여러 차례 다듬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유마경>은 예로부터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인용한 경전으로도 유명하다. 한 예로 중국의 육조 혜능대사를 찾아와 큰 깨달음을 이룬 제자들 중에는 <유마경>을 읽고 공부한 이가 가장 많았다. 또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가 무애가(無碍歌)를 부르고 무애행을 통해 중생을 제도할 때 표본으로 삼은 인물이 유마거사다. 유마거사와 원효대사는 뛰어노는 아이들을 이끌어 지혜를 열어 주고, 몸 파는 집에 가면 음욕의 잘못됨을 가르쳐 주고, 술집에 가서는 정신을 차려 뜻을 세우라고 한다. 그리고 왕족, 부자, 서민, 천민 모두를 평등한 마음으로 대하면서, 자유자재한 설법과 갖가지 방편으로 그들을 이익되게 하고 교화하면서 살았다. 저자는 “재미있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우리를 통쾌하고 명쾌하게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라며 ‘감히 <유마경> 속의 멋진 이야기들을 통해 불교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 감과 동시에, 그 속의 깊은 깨달음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를 청해본다“고 의미를 전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구메 : 유마경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jb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