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에 생각이 사라진다
승복 입은 러너의 11,450킬로미터 마음 수행기
달리기를 막 시작한 스님에게 충격적인 단거리 기록, 조금만 뛰어도 터질 듯한 심장, 아파 오는 무릎은 좌절감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좌선 수행으로 쌓은 누적의 힘을 믿으며 무리하지 않는 달리기 루틴을 찾아냈고, 마침내 마라톤까지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스님은 지금까지 11,45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달려 왔고 그의 달리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낙담하지 않고, 얻고자 하는 것 없이 오늘 하루 치의 달리기에만 집중하는 스님의 감각적인 회복력은 독자에게 수행자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 준다.
이 책은 20년 넘게 부처님 말씀을 공부한 스님이 낯선 집착과 욕심에 대해 진솔하게 써 내려간 기록이기도 하다. 수행자라지만, 마라톤에 참가하며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점점 단축되는 기록을 보며 더 잘 달리고 싶은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지금 내가 하는 것이 훈련일까 아니면 집착일까’ 스님은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새로운 감정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특유의 성찰적인 문체로 담아냈다.
그러나 저자는 낯선 속세의 마음을 미워하지 않는다. 다만 ‘아 이런 마음이 나에게도 또 찾아 왔구나’ 하며 깨닫고 흘려보낸다. 내가 아닌 것은 붙잡지 않는 것이다. 스님의 달리기 여정은 우리에게 일상 속 수많은 고민을 마주하고 다시 마음을 세우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쉼을 잃어버린 채 더 빨라져야 한다고 믿는 시대에 《스님의 달리기》는 다른 방향을 제안한다. 남의 기준에 맞춰 달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의 속도에 맞는 방향으로 가는 삶을 말한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추천사를 보낸 호산 스님의 말처럼 ‘쉼을 갈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쉼을 찾는 편안한 이야기가 나왔음을’ 기쁜 마음으로 전한다.
어린 나이부터 늘 세상 만물의 존재 이유를 궁금해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두려움과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자 출가를 결심했다. 동국대학교 선학과를 졸업 하고 2003년 행자승 과정을 거쳐 이듬해에 송광사에서 수계를 받았다. 대중에게 진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불교 만화 콘텐츠를 그렸다. 주인공은 스님 캐릭터지만 권위적이지 않으며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공감하는 내용을 담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달리는 스님의 글 역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 멈추고 싶고, 기록에 마음이 흔들리고,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재촉하는 낯선 욕망을 스님 특유의 성찰적인 문 체로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내 번뇌를 떨쳐 내며 다시 수행자의 자세로 돌아오는 스님의 여정은 깨달음의 모양은 누구에게나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선방이 아닌 길 위에서 배운 부처님 말씀이 어떤 깨달음을 줬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어쩌면 그 깨달음이 당신의 한 걸음에서 다시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추천사 쉼을 향한 달리기_호산 스님
들어가며 수행자라 해도 육신은 중생입니다
1장 달리는 수행자, 첫발을 내딛다
힘들어서 수행 못 하겠다!
고비를 넘자 고요가 왔다
호흡하는 일에 대하여
달리기가 알려 준 덜어냄의 진리
디테일은 깊이를 만든다
힘껏 달린 후 반드시 해야 할 일
2장 걸음 하나에 온 우주를 담는 일
잘하지 않아도 괜찮은 취미
모든 것이 짧아지는 세상에서 달리기
수행자에게도 새로움이 필요하다
길을 바꿨더니 마음이 깨어났다
스님, 풀코스 마라톤 뛰세요?
백발의 달리기 스승님
공덕처럼 번지는 인연의 발걸음
3장 몸과 마음의 균형을 지키는 일
기록에 집착하는 마음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뛴다
내가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을까
뜻밖의 불운이 선물이 되다
첫 부상, 이대로 괜찮을까?
늦어 보이는 길이 단단하다
4장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롭다
달리는 것이 진정 내 몸이 맞나?
극복하는 것보다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돌아오는 힘에 대하여
겁 없이 100킬로미터 마라톤에 도전하다
찌는 듯한 여름에 해야 할 일
미울수록 한번 더 찾아간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아! 얻었다
소유에 기뻐하는 마음을 미워하지 않는다
책 속으로
저는 달리기 경험을 소개하는 한 수행자의 고백을 앞에 두고서, 제 나름대로 쉼이라고 다시 정의합니다. 그리고 참된 쉼이 필요한 모든 독자가 그의 고백 속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쉼의 체득이 반드시 종교적 감성과 결합될 필요는 없습니다. 쉼에는 다양한 층차가 존재합니다. 원초적이고 물리적인 쉼에서부터 감정적 울림이 있는 쉼까지 천변만화(千變萬化)한 것이 바로 쉼입니다.
_6쪽
수행이란 무엇일까요. 마음을 닦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몸을 떠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숨이 가쁘면 생각도 거칠어지고, 몸이 무너지면 의지도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_8쪽
호흡 수행은 숨을 바꾸는 연습이 아니라 숨을 바꾸려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연습에 가깝다. 달리기와 호흡 수행은 이 지점에서 닮았다. 달리면서 숨이 흐트러질 때, 러너는 본능적으로 숨을 붙잡으려 한다.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알게 된다. 억지로 다스린 호흡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오히려 몸의 리듬을 받아들이고 호흡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도록 기다릴 때 달리기는 다시 이어진다.
_34쪽
불교 수행에서 디테일은 집착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기 위한 장치다. 달리기의 디테일 또한 마찬가지다. 기록을 쥐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몸을 해치지 않고 오래 달리기 위한 배려에 가깝다.
_47쪽
잘하지 않아도 괜찮은 즐거움은 자기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비교를 내려놓고,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감각을 배운다.
이 감각이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족함’에 가깝다. 석정 스님의 삼락자가 그랬고 내가 붙들고 있는 그림과 자전거가 그렇듯, 삶에는 반드시 잘하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이 필요하다.
_67쪽
돌이켜 보면, 나를 바꿔 온 것은 늘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내가 감동한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그랬다.
그 노인과 직접 얘기를 나눈 것도 아니고 그에게 어떤 가르침을 들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나를 향한 한 편의 설법처럼 다가왔다. 경기 끝자락에서 나는 조금 달라진 발걸음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몸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마음의 방향이 달라져 있었다. 비교도, 짜증도 잠시 내려놓고 이 길을 끝까지 가 보자는 마음이 조용히 자리 잡았다.
_102쪽
우리는 모두 일상에서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포커페이스라 부르기도 하고, 감정을 다스린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을 모두 위선이나 억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한 지혜로운 조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마라톤에서의 가면은 흥미롭다. 어떤 이는 화려한 복장을 하고, 어떤 이는 과장된 표정으로 출발선에 선다. 평소에는 감추어 두었던 모습을 오히려 밖으로 드러낸다. 마치 그동안 보이지 않는 가면으로 단련해 온 몸과 마음을, 이번에는 드러난 얼굴로 시험해 보겠다는 듯이. 그래서 그들은 여유롭고, 웃을 수 있으며, 즐거운 표정으로 코스를 떠난다.
_108쪽
‘내가 잘못 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까지의 방식이 전부 헛수고는 아니었을까?’ 달리기를 마치고도 개운함보다 찝찝함이 남는 날들이 늘어 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간다. 내가 왜 달리기를 시작했는지를 떠올려 본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유행하는 방식에 올라타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숨이 가빠지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그 감각 속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또렷하게 느끼는 시간이 좋았기 때문이다.
_126쪽
물론 기능만으로 삼매에 이를 수는 없다. 아무리 오래 앉아도, 몸이 버틴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능적 단련이 전혀 없다면 그 문턱에 서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과정을 몸을 단련하는 일이라기보다 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라고 느낀다. 얼마나 더 밀어붙일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까지 가야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를 아는 지혜 말이다.
_196쪽
어쩌면 수행이란 뗏목을 언제 내려놓을지를 미리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내가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알아차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방편을 방편으로 사용하는 태도, 소유하되 매이지 않는 연습. 그 연습은 물건을 전혀 갖지 않는 데서가 아니라 갖고 있는 동안의 마음을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달린다. 때로는 충분한 장비를 갖추고, 때로는 부족한 상태로. 그 차이를 경험하면서 무엇이 나를 더 자유롭게 하고 무엇이 나를 더 무겁게 하는지를 몸으로 배운다.
_222쪽
출판사 서평
전에 없던 수행자의 등장,
스님은 왜 달리기 시작했을까?
저자는 몸이 흐트러지면 마음도 함께 흐트러진다고 생각했다. 수행자로 살아오며 마음을 다스리는 일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점점 약해지는 몸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속을 떠나 산다고 해서 몸의 이치까지 벗어나는 것은 아닌데도, 어느새 몸을 돌보는 일에는 소홀해진 채 마음공부만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자신의 안일함을 담담히 고백하는 대목에서는 수행자에게 찾아온 생각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지천명이 다 되어 시작한 달리기에 몸이 적응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시계가 고장 난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슬픈 순간도 있었지만, 스님은 미래를 걱정하고, 과거를 후회하는 대신 오늘 하루 치의 달리기를 했다. 20년 동안 수행자로서 배운 것이 달리기에도 자연스레 적용된 것이다. 그렇게 스님에게 달리기는 삶을 다시 배우는 또 하나의 새로운 수행이 되었다.
“달리면서 부처님 말씀을 다시 배웁니다”
길 위에서도 깨달음을 주는 불교의 지혜
《스님의 달리기》는 불교의 가르침을 머리로 이해하는 교리가 아니라 몸으로 체감하는 경험으로 풀어낸다.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순간, 저자는 ‘모든 것은 생겨나고 사라진다’는 무상의 가르침을 떠올린다. 힘들다는 생각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결국 잠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라는 것을 달리는 몸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마라톤에 출전해서 백발의 스승을 만난 일,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동생을 이끌며 함께 달린 일 같은 경험은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과 연결되고 달리기에 대한 욕심과 집착은 중생의 ‘번뇌’를 떠올리게 한다.
스님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는 에세이로 이 책을 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불교의 가르침을 가장 생생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불교 입문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멈춤이 필요한 시대에
달리기로 배운 ‘족함’에 대하여
우리는 늘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더 빨리, 더 멀리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다 보면 어느 순간 왜 달리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기 쉽다.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는 법을 잊어버린 채 계속 앞으로만 나아간다. 《스님의 달리기》는 이런 시대의 속도에 조용히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기록을 줄이고 싶은 욕심이 올라올 때는 집착을 돌아보고, 몸의 한계를 마주할 때는 무상과 인내를 생각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마음을 살핀다. 그렇게 부정한 마음이 올라오면 내려놓는 일을 반복하며 스님은 11,450킬로미터를 달려 온 것이다.
기록이 아니라 호흡에 집중하고, 더 멀리 가는 대신 지금의 발걸음을 살피는 일. 그렇게 달리는 동안 저자는 더 많이 가지는 삶이 아니라 이미 충분한 것을 알아차리는 삶, 곧 ‘족함’을 배우게 된다.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균형과 마음의 여유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가 우리 앞에 나왔다.
| 발행일 | 2026. 3. 24. |
|---|
Q1 주문결제 후 주문 취소시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신용카드 환불
고객님의 신용카드로 결제 후, 부분적인 주문취소 시에는 취소금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신용카드 재승인을 하셔야 주문이 정상 처리됩니다.
은행입금(무통장) 환불
고객님이 은행으로 입금하신 후, 환불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1:1 문의를 이용해서 환급받을 계좌를 입력한 후 고객센터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환급은 근무일 기준 다음날 오후에 환급 됩니다.
Q2 반품완료 후 어떻게 환불 받을 수 있나요?
반품 완료 시점은 반품 요청하신 상품을 택배 기사를 통해 맞교환 하거나 직접 반송처리하셔서 물류센터로 도착되어 확인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고객님께서 반품한 상품을 확인한 즉시 반품예정이 확인되어 완료 처리가 됩니다.
이때 고객님께 반품완료 메일로 안내해 드리며, 이는 '마이페이지>주문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신용카드
전체 반품의 환불일 경우 반품 확정된 다음날로부터 일주일 이내 해당 카드사로 취소확인이 가능합니다.
부분 반품의 환불일 경우
취소금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신용카드 재승인을 하셔야 주문이 정상 처리 됩니다.
2.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전체 반품, 반품 상품의 환불 모두 반품 완료 되어진 날 환불 처리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장 환불처리는 환불 요청 후 업무기준일
다음 날 오후 6시 이후로 해당 계좌로 입금됩니다.
Q3 적립금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반품완료시점에서 적립금으로 바로 환불 처리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