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곧바로 꺼내 읽는 두 분 스님의 명언 100선 수록
삶이 흔들릴 때 만나는 무소유의 향기와 아름다운 메시지
『무소유: 비움은 자유다』 개정증본판은 16년간 사랑받아 온 『무소유』와 『무소유의 향기』를 더 간결하고 읽기 쉽게 한 권으로 묶어 새롭게 정리했다. 또한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 바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두 분 스님의 명언 100선’을 부록으로 실어,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비움의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게 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인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 ‘얽힘’을 가볍게 풀어,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길을 조용히 안내한다.
마음이 흐트러질 때는 성철 스님의 엄정함이 기준이 되고,
마음이 거칠어질 때는 법정 스님의 부드러움이 삶이 된다.
2026년은 성철 스님 입적 33년, 법정 스님 입적 16년이 되는 해다. 두 분이 남긴 가르침은 특정 종교를 넘어 혼탁한 시대를 깨우는 ‘삶의 기준’이 되어 왔다. 성철 스님은 “수행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강조하며, 깨달음을 미래로 미루지 않는 결연한 정진의 길을 보여 주었다. 법정 스님은 소유를 늘리는 삶이 아니라 욕심과 고집을 덜어내는 삶을 통해, ‘풍부한 소유’가 아닌 ‘풍성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일깨웠다. 한 분은 불꽃처럼 직설적인 언어로, 한 분은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문장으로 사신 분들이다. 그러나 두 분이 던진 질문은 하나다.
“어떻게 살아야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가.”
이번 개정증보판은 『무소유』와 『무소유의 향기』의 핵심을 한 권으로 엮고, 문장 흐름과 구성을 다듬어 더 간결하고 읽기 쉽게 완성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음’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다. 빈틈없이 채우기만 하는 삶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삶의 틈새에서 우리는 숨을 쉬고, 내려놓고, 다시 맑아진다. 이 책은 바로 그 틈새를 만들어 준다. 더 얹어 주기보다, 하나쯤 내려놓게 만드는 책. 조금 덜 가지는 대신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조금 더 비우는 대신 조금 더 평온해지는 길을, 두 분의 삶을 통해 발견하게 한다.
현재는 사사편찬연구소의 대표로 있으면서, 한국 기업의 역사와 흥망성쇠, 그리고 업종의 변화와 상품의 진화에 대한 연구와 함께 사사를 정리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을 비롯하여 교재 편집과 《독서와 논술》 《교양의 즐거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긍정의 삶》 《달라이 라마 지혜의 모든 것》 《지혜의 칼》 《무소유 잠언집》 《고전 카페》 등 여러 권의 인문서적 및 고전을 통한 자기계발서 등을 기획하고 집필도 하였다.
- 프롤로그 | 비우고 버리면 삶에서 향기가 난다
1부 무소유
1장 무소유의 행복
물욕을 버리면 낙원이 보입니다
영원한 진리를 위해 집착을 버리세요
수행을 하려면 가난을 배우세요
무소유에서 때묻지 않은 정신이 살아납니다
오욕을 버리면 진리의 본모습이 보입니다
조주 스님은 무소유의 깊이를 일깨워 줍니다
나를 찾지 말고 부처님을 찾으세요
산중에서도 모든 것의 실체를 볼 수 있습니다
2장 인생의 아름다움
남을 위해 삼천 배 절하십시오
모든 생명을 부처님으로 존경합시다
밥을 ‘먹는’ 사람이 되십시오
정신을 쉬도록 하십시오
부처님 말씀은 마음의 병을 고치는 약입니다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닙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불공입니다
나를 바로 봅시다
3장 색즉시공의 진리
모든 것이 불교입니다
‘산은 산, 물은 물’입니다
생과 사는 하나이지 둘이 아닙니다
선악의 시비는 허황한 분별입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습니다
중도가 부처님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면 현실이 극락입니다
모든 중생은 항상 있어 없어지지 않습니다
4장 사회의 구원을 위하여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닙니다
불교에는 ‘구제사업’이 없습니다
불교에는 ‘용서’란 없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생일이니 축하합니다
지도자는 사리사욕을 버려야 합니다
진짜 큰 도둑은 성인인 체하는 사람입니다
정신이 물질을 지배해야 합니다
기업은 사회적 사명을 자각해야 합니다
2부 무소유의 향기
5장 만남은 시간으로 깊어집니다
티끌은 티끌이 아니라
순결함으로 사귀는 벗
흐르는 중에 머무는 순간과 같은 만남
마지막이 있기에 더 아름다워라
6장 지혜가 고요에 깃들었음을 기뻐하십시오
침묵에 담긴 진실을 통찰하는 사람
향기로운 눈빛으로 말하다
사자후 너머의 깨달음
지혜로 가득 찬 연못
7장 하나로 연결된 우리입니다
내 안에서 빛나는 ‘한 물건’
모든 허물을 능히 그치면
얻고자 하면 비우라
내 안의 부처를 만나는 일, 삼천 배
8장 삼독(三毒)을 버리면 평화가 있습니다
청정함으로 서로를 살리는 삶
무명(無明)을 잘라 내면, 내면의 빛이 보이니
자기 마음을 스승으로 삼는 자
마음은 비고 상도 없는 무심함
9장 행복은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찾지 못하는 기쁨
기운 달이 차오르듯
내면에 담긴 보물 상자
버림을 최소화하라
10장 해탈의 길
절속(絶俗) - 수도팔계 1
금욕(禁慾) - 수도팔계 2
천대(賤待) - 수도팔계 3
하심(下心) - 수도팔계 4
정진(精進) - 수도팔계 5
고행(苦行) - 수도팔계 6
예참(禮懺) - 수도팔계 7
이타(利他) - 수도팔계 8
부록 | 성철·법정 스님의 명언 100선
성철 스님 명언
법정 스님 명언
에필로그
책 속으로
평생 가난을 벗 삼아 살았던 성철 스님의 삶을 떠올리면, 우리는 자연스레 ‘청빈(淸貧)’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청빈은 단순히 못 먹고 헐벗는 삶이 아닙니다. 의식주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마음의 평화를 지켜 내는 삶, 그것이 진정한 청빈일 것입니다.
청빈의 본뜻은 ‘나누어 가짐’에 있습니다. 청빈의 반대말은 부(富)가 아니라 탐욕입니다. 한자 ‘탐(貪)’은 조개 패(貝) 위에 ‘지금 금(今)’ 자가 얹혀 있어, 화폐를 움켜쥐는 모습을 뜻합니다. 반면 ‘빈(貧)’은 조개 패(貝) 위에 나눌 분(分) 자가 얹혀 있습니다. 탐욕은 움켜쥠이고, 가난은 나눔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청빈이란,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을 말합니다.
- 30쪽 ‘수행을 하려면 가난을 배우세요’ 중에서
“저건 깃발이 펄럭이는 것이네.”
“아니야, 바람이 깃발을 움직이는 것이니 바람이 펄럭이는 거지.”
논쟁은 점점 격해져 언쟁으로 번졌습니다. 혜능은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끝내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자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건 깃발이 펄럭이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펄럭이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일제히 말을 멈추고 혜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펄럭인다는 말입니까?”
혜능은 차분히 대답했습니다.
“펄럭이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순간, 무리 속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 47쪽 ‘나를 찾지 말고 부처님을 찾으세요’ 중에서
테레사 수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기금이나 동상, 자신의 이름으로 상을 만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캘커타 시민들이 돈을 모아 동상을 세우려던 계획 또한 그 뜻에 따라 거두어졌습니다. 그의 말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나는 한 번에 한 사람만 껴안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바다에 붓는 물 한 방울과 같지만, 붓지 않는다면 바다는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 당신이 속한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일입니다. 한 번에 한 사람씩.”
마더 테레사 수녀는 법정 스님 못지않게 무소유의 삶을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이었습니다.
- 57쪽 ‘남을 위해 삼천 배 절하십시오’ 중에서
젊은 시절 성철 스님은 아직 출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사찰에 들어가 참선을 했다고 합니다. 24시간 잠을 자지 않고 허리를 곧게 세운 채 ‘용왕정진’을 이어갔고, 42일째 되는 날 ‘동정일여(動靜一如)’의 경지를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동정일여란 오고 가나, 앉으나 서나, 말하나 침묵하나, 조용하나 시끄러우나 상관없이 화두라는 의심 덩어리가 마음에 가득 차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 투철한 참선 끝에 드러나는 깨달음은, 결국 “이 세상은 본래 극락”이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이를 지식이 아니라 체험으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바쁜 세상의 쳇바퀴에서 한 걸음 비켜서 화두를 붙들고 ‘참선’에 들어야 할 것입니다.
- 110쪽 ‘마음의 눈을 뜨면 현실이 극락입니다’ 중에서
스승 예수를 배반한 가룟 유다와 베드로의 삶은, 왜 우리가 자신의 잘못을 먼저 마주해야 하는가를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둘 다 스승을 배반했다는 사실은 같지만, 삶의 결말이 하늘과 땅만큼 달랐던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놓아 주었는가, 끝내 놓아 주지 못했는가의 차이였기 때문입니다.
가룟 유다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해 괴로워하다가 끝내 목숨을 끊었습니다. 반면 베드로는 통회 속에서 다시 일어나, 순교로써 스승과 교회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었습니다.
- 128쪽 ‘불교에는 ‘용서’란 없습니다’ 중에서
모든 꽃빛은 저마다의 신비를 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산 귀퉁이에 조그만 무리를 이루어 피어 있는 제비꽃입니다. 하늘빛과 새벽빛을 고르게 섞어 놓은 듯한 그 색은, 그저 자연의 조화라 말하기엔 너무도 신묘합니다. 올망졸망한 제비꽃들이 여기저기 보란 듯이 돋아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건네는 다정한 인사가 느껴집니다.
제비꽃의 영롱한 빛깔은 자연의 순리 속에서 태어납니다. 그 맑고 선명한 기운은 개미라는 부지런한 생물에 의해 더 널리 퍼져 나갑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제비꽃과 개미, 그러나 제비꽃 씨앗을 좋아하는 개미와의 만남이 없었다면 봄의 잔치는 어쩌면 조금 덜 풍성했을지도 모릅니다.
- 153쪽 ‘티끌은 티끌이 아니라’ 중에서
마음의 언어는 소리나 글자로 표현된 말보다 더 위대한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의 언어가 들려주는 깊고 단단한 세계의 울림은,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바꿀 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법정 스님 역시 그런 스승의 소리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위대한 만남이 그러하듯, 뜻밖의 자리에서 우연히 스쳐 간 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스님이 산길을 걷고 계실 때, 한 수녀님이 맞은편에서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눈길이 잠시 마주친 그 순간, 스님은 온몸에 전율 같은 것이 일어났다고 회고하셨습니다.
- 179쪽 ‘향기로운 눈빛으로 말하다’ 중에서
법정 스님은 평소 비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참된 진리를 얻고자 한다면, 먼저 비워 내는 수행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삶이 괴로운 까닭은 소유에 집착하는 비이성적인 열정 때문이니, 다가오는 것은 억지로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떠나는 것은 붙잡지 말고 보내 줄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스님은 우리가 참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삶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목표는 풍부한 소유가 아니라 풍성한 존재이며, 삶의 부피가 아니라 삶의 질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사람다운 삶이라고 하셨습니다. 채우려 애쓰지 말고 비워 내라, 그 빈자리에서 진정한 울림이 메아리친다고 하셨습니다.
- 201~202쪽 ‘얻고자 하면 비우라’ 중에서
스님들에게 삭발은 속세에서 벗어나 구도의 길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정신의 상징이며, 청정 수행의 결의입니다.
법정 스님 역시 출가를 결심한 뒤 가장 먼저 머리카락을 잘라냈습니다. 효봉 스님의 허락을 받고 삭발한 법정 스님의 모습을 본 큰스님은, 그 자연스러움에 너털웃음을 터뜨리셨다고 합니다. 출가 의식을 마친 뒤, 효봉 스님은 부처님의 법을 잘 받들어 그 정수를 헤아리라는 뜻에서 ‘법정’이라는 불명을 지어 주셨습니다.
- 216쪽 ‘무명(無明)을 잘라 내면, 내면의 빛이 보이니’ 중에서
어린 시절 즐겁게 뛰놀던 추억의 장소를 다시 찾으면, 그 작은 크기에 놀라곤 합니다. 그때는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모자랄 만큼 넓어 보였던 곳이, 어른이 된 지금의 나에게는 몇 걸음 폭에 불과합니다. 정말 그 장소가 줄어든 것일까요? 아닙니다. 내가 자랐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입니다. 그렇다고 소중한 장소를 잃은 것은 아닙니다. 비록 지금의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게 되었을지라도, 그곳에서 빚어진 추억은 해가 갈수록 내 안에서 깊게 익어 갑니다.
- 233쪽 ‘기운 달이 차오르듯’ 중에서
출판사 서평
2026년 ‘무소유’의 가르침을 새롭게 정리한 개정증보판!
많이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매인다는 말이다
‘비움의 자유’라는 메시지를 현대인의 언어로 리라이팅
1.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이 남긴 하나의 질문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
우리는 더 많이 가지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더 많이 성취하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삶이 풍요로워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불안해지고, 관계는 복잡해지며, ‘나답게 사는 감각’은 흐려지기도 한다. 『무소유: 비움은 자유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묻는다.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말 내려놓아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 한국 사회가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해 온 두 분의 삶과 말씀을 바탕으로 ‘무소유’의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다. 성철 스님은 수행을 삶의 전부로 삼아 한 치의 타협도 없이 정진한 분이다. 그에게 수행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었고, 깨달음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돌파해야 하는 과제였다. 법정 스님은 일상 속에서 욕심을 덜어내며 마음을 닦아간 분이다. 밥을 짓고 걷고 글을 쓰는 매 순간을 수행으로 삼으며, 소박함 속에서 삶을 맑게 하는 길을 보여 주었다.
수행의 방식은 달랐지만, 두 분이 공유한 철학이 있다. 바로 무소유다. 무소유는 단순히 갖지 않는 삶이 아니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 그리고 내려놓음으로써 더 넓어지는 마음의 자유다. 물건뿐 아니라, 관계 속 집착과 고집,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까지,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들’을 비워낼 때 삶에는 비로소 향기가 난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무소유』와 『무소유의 향기』를 한 권으로 묶어, 핵심 메시지가 더 선명하게 읽히도록 구성과 문장을 정리했다. 독자들은 한 권의 흐름 속에서, ‘엄정한 정진’과 ‘부드러운 비움’이 서로를 보완하며 완성해 가는 무소유의 전체 풍경을 만나게 된다.
2. 비움의 기술이 아니라, 비움의 태도 그리고 침묵·무심·일상이라는 세 갈래 길
오늘의 독자들이 ‘무소유’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 관계, 비교, 속도, 소유 등 이 모든 것이 넘쳐나는 만큼 공허도 깊어진다. 이 책이 제시하는 해답은 거창한 처방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단순한 태도다. 그리고 비우고, 버리고, 고요해지는 삶이다.
성철 스님이 강조한 ‘무심’과 ‘침묵’은 생각을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집착을 내려놓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평정에 이르는 길이다. 고요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사물의 본성을 꿰뚫는 힘이 된다. 말이 많아질수록 삶이 흐려질 때, 침묵은 우리를 다시 중심으로 데려온다. 성철 스님의 언어가 단단한 이유는, 수행자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자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은 ‘비움’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다. 행복은 더 많이 갖는 데 있지 않다. 욕심과 고집을 내려놓고, 삶을 단순하게 만들 때 마음은 깊어지고 관계는 따뜻해진다. 법정 스님의 문장은 꾸짖기보다 돌아보게 하고, 밀어붙이기보다 스스로 내려놓게 한다. 그래서 그의 무소유는 특별한 사람만의 수행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삶의 태도에 가깝다.
이 책이 아름다운 지점은, 두 길이 서로를 비추며 독자에게 균형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마음이 흐트러질 때는 성철 스님의 엄정함이 기준이 되고,
마음이 거칠어질 때는 법정 스님의 부드러움이 숨이 된다.
‘무소유’는 물질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바꾸는 일이다. 낡은 생각과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버리는 것, 그로써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 책이 말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이다. 독자들은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마음의 틈새가 생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틈새에서 숨을 쉬고, 내려놓고, 다시 맑아진다.
3. 한 권으로 정리된 ‘무소유의 지도’와 구성과 활용, 그리고 100선의 힘
『무소유: 비움은 자유다』는 단지 좋은 말만 모아둔 책이 아니다. 한 권의 흐름 속에 ‘무소유로 향하는 지도’를 세워 둔 책이다.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1부 ‘무소유’에서는 무소유의 행복, 인생의 아름다움, 색즉시공의 진리,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내 마음’에서 ‘세상’으로 확장되는 사유의 흐름을 담았다. 무소유는 개인의 청빈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욕심이 줄어든 마음은 결국 더 넓은 생명과 세계를 함부로 대하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무소유는 윤리이자 실천이며, 삶의 방식이다.
2부 ‘무소유의 향기’는 만남과 관계, 침묵과 지혜, 연결된 세계, 삼독을 내려놓는 평화, ‘지금 여기’의 행복, 해탈의 길까지 더 부드럽고 내밀한 결로 독자의 마음을 다독인다. 삶 속에서 실천 가능한 문장들이 많아, 독자들은 읽는 동시에 ‘내 삶에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큰 강점은 삶이 흔들릴 때마다 펼쳐 읽는 ‘명언 100선’이다.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문장을 주제별로 묶어, 독자들이 상황에 따라 바로 펼쳐 읽을 수 있게 했다. 책을 단숨에 읽는 독자도 있겠지만, 이 책의 진짜 효용은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읽을 때 더 크게 드러난다. 마음이 산만할 때, 욕심이 치솟을 때, 관계가 거칠어질 때, 인생이 무거워질 때 짧은 문장 하나가 삶의 방향을 다시 잡아 줄 것이다.
‘무소유’는 무언가를 더 얹어 주기보다, 오히려 하나쯤 내려놓게 하는 책이다. 조금 덜 가지면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조금 더 비우면 조금 더 평온해지는 길을 조용히 안내한다.
| 발행일 | 2026. 1.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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