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에 불교가 전해진 것은 6세기 중엽 백제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일본불교는, 의례히 다른 나라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만의 모습으로 그 꽃을 피운다. 그렇게 꽃피운 불교는 오랫동안 일본인의 정신적, 사상적, 윤리적, 문화적 뿌리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은 그 오랜 역사 속에서도 찬연히 빛나는 고승 20명을 가려 뽑아 그들의 일화와 핵심 가르침을 담았다. 그리고 그들의 가르침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단순하지만 깊을 울림을 준다. 이렇듯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술술 읽히며 눈을 떼기 싫은, 그야말로 몇 시간이면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2.
일본은 전통적인 토양 위에 자신들만의 특징을 가진 불교를 발전시켜 왔다. 저자는 이런 일본불교의 특징을 대중성, 단순화, 일상성, 자비의 실천, 현실 긍정, 혁신의 용기 등에서 찾는다. 이런 관점에서 일본불교와 일본승려(수행자)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삶과 수행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고승들의 가르침에서 우리는 불교 수행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하쿠인의 평상심, 도겐의 좌선관, 호넨과 신란의 정토사상, 쿠야의 거리 포교에서 보듯, 일본불교는 경직된 형식보다는 살아 있는 실천을 중시해 왔다. 이들의 삶과 수행, 일상은 불법이 단순히 사찰 안에 머물지 않고 민중의 삶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귀중한 통찰을 준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가르침은 종교적 영역을 넘어 일본의 사상과 철학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다. 도겐의 시간관은 근대 일본 철학자들의 존재론에, 선불교의 무심과 직관은 일본 특유의 미의식과 예술관에, 그리고 정토사상의 인간관은 근세 일본의 윤리사상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주제에 따라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5명의 고승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1장은 좌선으로 세상을 바꾼 선사들로 하쿠인(白隱), 타쿠안(澤庵), 도겐(道元), 에이사이(栄西), 묘에(明惠)가, 제2장은 중생구제와 정토세상을 꿈꾼 스님들로 쿠야(空也), 잇펜(一遍), 호넨(法然), 겐신(源信), 신란(親鸞)이, 제3장은 특이한 인연으로 불문에 든 스님들로 잇큐(一休), 료칸(良寬), 쇼산(正三), 니치엔(日延), 간진(鑑眞)이, 제4장은 시대를 열어간 개척자적 활동을 한 스님들로 쇼토쿠 태자(聖德太子), 교기(行基), 사이초(最澄), 쿠카이(空海), 니치렌(日蓮)이 소개된다. 모두가 일본불교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웬만큼 들어보았을 이름들이다.
3.
이 책은 일본스님 20명의 짧은 일화들과 가르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걸었던 수행과 구도의 길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가르침은, 비록 언어와 문화는 다를지라도, 하루하루 덧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에 벼락같은 깨침과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들의 수행과 깨달음, 자비로운 실천행이 깊은 향훈을 가지고 시공을 초월하여 현대인들에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것이 가장 특별하다는 하쿠인, 극락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는 겐신, 일본스님이 된 조선의 왕자 니치엔, 모든 이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사이초 등, 이들의 가르침을 통해 일본불교의 정수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 : 함현준
보경(普鏡) 성덕(聖德)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31년간 군문에서 장병들과 동고동락하며 포교와 전법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 교토 류코쿠대학(龍谷大學) 세계불교문화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종교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연구하며, 간사이 최초의 법화도량인 대본산 묘현사(妙顯寺)에서 수행하고 있다. 천년고도 교토에서 일본불교 명승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번뇌와 함께 춤추는 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저서로 『나를 바꾸는 힘』, 『병사와 풍경소리』, 『4인 4색 길을 말하다』, 『한국 군승제도 연구』 등이, 논문으로 「스즈키 쇼산(鈴木正三)의 『萬民德用』 硏究」, 「Image Making을 통한 군포교의 발전방안 연구」, 「탈종교화시대의 포교활동 방향에 대한 고찰」 등 다수가 있다.
- 일본불교 명승 이야기를 시작하며·5
제1장 번뇌는 없애는 것이 아니다 11
»좌선으로 세상을 바꾼 선사들
특별하지 않은 것이 가장 특별하다 - 하쿠인(白隱)·13
무심(無心)의 꽃을 피우다 - 타쿠안(澤庵)·24
좌선이 곧 깨달음이다 - 도겐(道元)·31
차 한잔 속에도 깨달음이 있다 - 에이사이(栄西)·43
꿈의 기록을 남긴 화엄종의 대가 - 묘에(明惠)·54
제2장 자비의 바다로 나아간 수행자들 67
»중생구제와 정토신앙
서민들과 함께한 길 위의 성자 - 쿠야(空也)·69
지옥에 들어선 줄 알았는데 극락이로구나 - 잇펜(一遍)·77
부처님 이름을 부르면 구원받는다 - 호넨(法然)·88
극락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 겐신(源信)·97
악인이야말로 구원받을 자격이 있다 - 신란(親鸞)·107
제3장 경계 밖에서 피어난 구도의 불꽃 119
»특별한 인연으로 불문에 든 이들
구름처럼 자유롭게, 바람처럼 거침없이 - 잇큐(一休)·121
아이 같은 순수함이 달빛보다 밝았다 - 료칸(良寬)·131
칼을 내리고 자비를 들어 올리다 - 쇼산(正三)·141
일본스님이 된 조선의 왕자 - 니치엔(日延)·148
육안(肉眼)을 잃고 혜안(慧眼)에 눈뜨다 - 간진(鑑眞)·157
제4장 불법으로 세상을 바꾸다 169
»시대를 열어간 불교의 개척자들
왕자에서 성인으로, 전설이 된 불교의 아버지
- 쇼토쿠 태자(聖德太子)·171
백성과 함께 세운 대불, 함께 이룬 기적 - 교기(行基)·183
모든 이가 부처가 될 수 있다 - 사이초(最澄)·193
진언의 바다에 핀 연꽃 - 쿠카이(空海)·205
정법이 바로 서야 나라가 평안하다 - 니치렌(日蓮)·215
에필로그·227
책 속으로
어느 날 한 농부가 물었습니다.
“스님, 부처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논밭을 갈 때 정성껏 갈고, 씨를 뿌릴 때 마음을 다해 뿌리고, 추수할 때 감사한 마음으로 거두어들이시오. 그것이 바로 부처의 행입니다.”
“그럼 저도 부처가 될 수 있나요?”
“이미 부처이신데 무엇을 더 되려 하십니까?”
-하쿠인
어느 날 한 제자가 찾아와 스님에게 간절히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떻게 하면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타쿠안 스님은 잠시 차를 우리며 천천히 대답했습니다.
“번뇌에서 벗어나려 하지 마라. 번뇌에서 벗어나려는 그 생각이 또 하나의 번뇌다. 그저 번뇌를 번뇌로서 바라보아라. 그것이 곧 해탈이다.”
-타쿠안
어느 날 한 귀족이 영평사를 찾아와 도겐 스님에게 말했습니다.
“스님의 선은 너무 단순합니다. 좀 더 심오하고 보다 신비로운 것은 없습니까?”
도겐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진리는 가장 단순한 곳에 있습니다. 호흡하고, 걷고, 앉는 것. 이보다 더 신비로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진리를 가리는 일입니다.”
“그럼 깨달음이란 무엇입니까?”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깨달음입니다. 다만 그것을 깨닫지 못할 뿐입니다.”
-도겐
어느 날 한 농부가 겐신을 찾아와 물었습니다.
“스님, 저는 하루 종일 농사일로 바빠서 긴 시간 염불할 수도 없고, 복잡한 관상법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제가 과연 극락에 갈 수 있을까요?”
겐신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습니다.
“극락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당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면서도 잠깐씩 아미타부처님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갖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극락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간단한 것으로도 됩니까?”
“한 생각 한 생각이 모두 부처님과 만나는 기회입니다. 화낼 때는 지옥을 만들고, 자비로울 때는 극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극락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겐신
| 발행일 | 2026. 1. 20. |
|---|
Q1 주문결제 후 주문 취소시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신용카드 환불
고객님의 신용카드로 결제 후, 부분적인 주문취소 시에는 취소금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신용카드 재승인을 하셔야 주문이 정상 처리됩니다.
은행입금(무통장) 환불
고객님이 은행으로 입금하신 후, 환불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1:1 문의를 이용해서 환급받을 계좌를 입력한 후 고객센터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환급은 근무일 기준 다음날 오후에 환급 됩니다.
Q2 반품완료 후 어떻게 환불 받을 수 있나요?
반품 완료 시점은 반품 요청하신 상품을 택배 기사를 통해 맞교환 하거나 직접 반송처리하셔서 물류센터로 도착되어 확인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고객님께서 반품한 상품을 확인한 즉시 반품예정이 확인되어 완료 처리가 됩니다.
이때 고객님께 반품완료 메일로 안내해 드리며, 이는 '마이페이지>주문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신용카드
전체 반품의 환불일 경우 반품 확정된 다음날로부터 일주일 이내 해당 카드사로 취소확인이 가능합니다.
부분 반품의 환불일 경우
취소금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신용카드 재승인을 하셔야 주문이 정상 처리 됩니다.
2.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전체 반품, 반품 상품의 환불 모두 반품 완료 되어진 날 환불 처리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장 환불처리는 환불 요청 후 업무기준일
다음 날 오후 6시 이후로 해당 계좌로 입금됩니다.
Q3 적립금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반품완료시점에서 적립금으로 바로 환불 처리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