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시대, 가장 오래된 마음의 지도를 펼치다
『숫따니빠따』와 오늘의 삶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고미숙의 붓다 칼럼!
『숫따니빠따』와 오늘의 삶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고미숙의 붓다 칼럼!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절,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환갑을 맞은 저자는 공동체의 두 청년과 함께 서로 다른 질문을 품은 채 같은 경전을 읽었다. 초기 경전 『숫따니빠따』였다. 이때의 만남을 시작으로 저자는 『숫따니빠따』와 크게 세 번의 인연을 가지게 되며, 『숫따니빠따』를 지도를 받아들게 된다. 지도는 목적지를 정해 주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가야 할지를 보여 준다. 그리고 분노와 불안, 욕망과 허무로 마음이 쉴 새 없이 요동치는 지금 이 시대, 『숫따니빠따』는 “널뛰는 마음들의 위치를 측정해 주는 최상의 지도”가 되었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2600여 년 전 길 위에 나선 ‘청년 붓다’의 목소리를 코로나와 기후위기, 전쟁과 정치적 격변, 인공지능의 도래까지 오늘의 현실과 대각선으로 연결하며, 오래된 경전을 지금 여기의 삶을 비추는 생생한 질문으로 되살려낸다.
책의 구성 역시 ‘길’과 ‘지도’라는 주제를 따라간다. 붓다는 사문의 네 단계를 설명하면서 보통 익숙한 점층법이 아니라 가장 높은 경지인 ‘길을 정복한 자’를 먼저 제시하고 그 아래 단계들을 차례로 보여 주는 점강법을 쓰신다. 가야 할 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야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도 알 수 있다는 역동적인 수사법이다. 이 책의 구성 역시 붓다의 수사법을 따라 1부 「길을 묻다」에서 먼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조망하고, 2부 「마음과 권력을 해부하다」에서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욕망과 권력을 살핀 후 이어 3부 「소유와 집착을 넘어서」에서는 시선을 자기 안으로 돌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과 집착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지막 4부 「홀로 서는 자의 길」에서 다시 ‘길’로 돌아온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타인의 욕망과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삶의 길 위에 우뚝 서는 것, 그리고 그렇게 홀로 설 수 있기에 비로소 좋은 벗과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것. 길을 먼저 바라보고, 세계와 마음의 욕망을 통과한 뒤, 마침내 자기 발로 그 길 위에 서는 것.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가 그리는 마음의 지도는 바로 그 여정을 향한다.
책의 구성 역시 ‘길’과 ‘지도’라는 주제를 따라간다. 붓다는 사문의 네 단계를 설명하면서 보통 익숙한 점층법이 아니라 가장 높은 경지인 ‘길을 정복한 자’를 먼저 제시하고 그 아래 단계들을 차례로 보여 주는 점강법을 쓰신다. 가야 할 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야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도 알 수 있다는 역동적인 수사법이다. 이 책의 구성 역시 붓다의 수사법을 따라 1부 「길을 묻다」에서 먼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조망하고, 2부 「마음과 권력을 해부하다」에서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욕망과 권력을 살핀 후 이어 3부 「소유와 집착을 넘어서」에서는 시선을 자기 안으로 돌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과 집착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지막 4부 「홀로 서는 자의 길」에서 다시 ‘길’로 돌아온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타인의 욕망과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삶의 길 위에 우뚝 서는 것, 그리고 그렇게 홀로 설 수 있기에 비로소 좋은 벗과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것. 길을 먼저 바라보고, 세계와 마음의 욕망을 통과한 뒤, 마침내 자기 발로 그 길 위에 서는 것.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가 그리는 마음의 지도는 바로 그 여정을 향한다.
저자 : 고미숙
고전평론가. 강원도 정선군의 작은 광산촌에서 자랐고, 고려대학교에서 고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감이당 & 남산강학원에서 ‘밥과 친구와 생사의 비전’ 등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 또 탐구하고 있다. 그동안 낸 책은 열하일기 3종세트(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동의보감 4종세트(『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를 비롯하여 『고미숙의 글쓰기 특강 :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고미숙의 인생 특강 : 욕망과 자유에 대한 비전 탐구』,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 with 동의보감 & 숫타니파타』, 『청년 붓다 :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현자들의 죽음 : 소크라테스에서 붓다까지』, 『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청년 붓다’, 길의 정복자
1부 길을 묻다
1. 뱀이 묵은 허물 벗어 버리듯 - 불꽃에서 파동으로!
2. 와서 보라!- 진리는 기쁨이다!
3. 왕의 길, 붓다의 길 - 업과 수행
4. 마하망갈라 - ‘더없는 행운’이란 무엇인가?
5. 다르마와 유머 -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나중’도 좋은!
2부 마음과 권력을 해부하다
1. 바라문의 타락, 크샤트리아의 출가 - 환락에서 환멸로!
2. 출생을 묻지 말고 행위를 보라!
3. 연기법① - 무명에서 카오스가 생겨나고
4. 연기법② - 무명이 타파되자 빛의 파동이 생성되고
5. 마음은 쉼 없이 흐른다 - ‘에고’에서 ‘에코’로!
6. 청년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① - 마음으로 질문하라!
7. 청년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② - 거센 강을 건너라!
3부 소유와 집착을 넘어서
1.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소유에서 자유로
2.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라!- 정주에서 유목으로
3. 담마짜리야 - 껍데기는 가라!
4. ‘까씨’와의 대화 - ‘마음의 밭’을 갈아라!
5. 독화살을 뽑아라!-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롭고
4부 홀로 서는 자의 길
1.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① - 탄생의 사자후
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② -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3.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③ - 좋은 벗과 함께 가라!
4. 질문하라, 길이 열릴 것이다!
5. 죽음, 자유를 향한 또 ‘한번의’ 도약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에필로그-피안으로 가는 길, 과거도 미래도 없이!
부록
부록 1 _ 붓다의 깨달음, ‘찬란한’ 청춘의 파토스
부록 2 _ 열반, 늘 푸르른 생명의 파동
프롤로그-‘청년 붓다’, 길의 정복자
1부 길을 묻다
1. 뱀이 묵은 허물 벗어 버리듯 - 불꽃에서 파동으로!
2. 와서 보라!- 진리는 기쁨이다!
3. 왕의 길, 붓다의 길 - 업과 수행
4. 마하망갈라 - ‘더없는 행운’이란 무엇인가?
5. 다르마와 유머 -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나중’도 좋은!
2부 마음과 권력을 해부하다
1. 바라문의 타락, 크샤트리아의 출가 - 환락에서 환멸로!
2. 출생을 묻지 말고 행위를 보라!
3. 연기법① - 무명에서 카오스가 생겨나고
4. 연기법② - 무명이 타파되자 빛의 파동이 생성되고
5. 마음은 쉼 없이 흐른다 - ‘에고’에서 ‘에코’로!
6. 청년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① - 마음으로 질문하라!
7. 청년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② - 거센 강을 건너라!
3부 소유와 집착을 넘어서
1.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소유에서 자유로
2.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라!- 정주에서 유목으로
3. 담마짜리야 - 껍데기는 가라!
4. ‘까씨’와의 대화 - ‘마음의 밭’을 갈아라!
5. 독화살을 뽑아라!-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롭고
4부 홀로 서는 자의 길
1.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① - 탄생의 사자후
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② -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3.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③ - 좋은 벗과 함께 가라!
4. 질문하라, 길이 열릴 것이다!
5. 죽음, 자유를 향한 또 ‘한번의’ 도약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에필로그-피안으로 가는 길, 과거도 미래도 없이!
부록
부록 1 _ 붓다의 깨달음, ‘찬란한’ 청춘의 파토스
부록 2 _ 열반, 늘 푸르른 생명의 파동
책 속으로
신산하긴 하지만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인데 시종일관 왜 저리 서럽게 울어야 할까?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게 왜 꼭 ‘돈’이어야만 할까? 너무 가난해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울 땐 그렇다 치자. 하지만 웬만큼 먹고 살게 되었는데도 왜 가족끼리 주고받을 게 ‘돈’밖엔 없는 걸까? 자식의 경우도 마찬가지. 부모의 희생에 대한 보답을 꼭 성공이나 돈으로만 해야 하는 걸까? 부모가 원하는 건 자식들의 ‘좋은 삶’, 즉 ‘밝고 명랑한 삶’이 아닐까.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다가 문득, ‘아, 이것이 윤회의 정체인가?’ 싶었다. 끊임없이 슬픔을 통해 다시 돌아오는 관계. 아무리 아끼고 사랑해도 서로에게 슬픔을 안겨 주는 그런 관계 말이다. 붓다는 말한다. (1부 2장 와서 보라!- 진리는 기쁨이다! 중에서)
사실 오랫동안 인류는 이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없었다. 생산력도 낮았고 자연재해나 역병, 전쟁도 잦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촌에는 그와 같은 고통에 노출된 지역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럼 그곳에 사는 이들이 간절히 소망하는 행운은 무엇일까? 바로 평범한 일상이다. 내란 6개월 동안 우리들의 한결같은 바람 역시 ‘평범한’ 일상의 회복이었다. 사실 평범한 일상은 진화론적으로 보아도 가장 최상위에 해당한다. 특별한 것, 우뚝한 것, 지나치게 훌륭한 것 등은 자연선택, 즉 변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시대는 평범한 것들을 무가치한 것으로 간주하고 어떻게든 ‘튀어’ 보이려고 몸부림친다. 행운이 찾아올 리 없다. 그래서 다들 ‘남들은 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하다’는 기이한 착각에 빠져 있다. 자업자득이다. (1부 4장 마하망갈라 -‘더없는 행운’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그럼 어떻게 해야 그런 감정의 회오리에서 벗어날 수 있지? 그게 가능하기나 한가? 이런 생각에 골몰하다 보면 결국 인간에 대한 깊은 냉소와 비관에 빠지게 된다. 해서 결국 자신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합리화한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은 계속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붙는다. 불꽃이 이곳저곳을 태워 버리듯 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질투와 시기, 이기심과 적대감이 마음의 본모습인 양 여기게 된다. 앞에 나온 존속 살인범들 역시 이런 마음의 ‘왕복달리기’를 쉼 없이 되풀이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마음의 본래면목에 대하여.
이에 대한 붓다의 응답이 바로 ‘멧따-숫따(자애)’(제1장우라가 왁가)다. (2부 5장 마음은 쉼 없이 흐른다 -‘에고’에서 ‘에코’로! 중에서)
다니야는 말뚝과 밧줄에 삶을 잘 묶었다고 의기양양한 반면, 붓다는 담담하게 존재의 모든 속박을 끊고 다시는 ‘윤회의 모태’에 들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그렇다. 소유는 속박이다. 거기에서 자유는 불가능하다. 우리 시대 상류층 인사들의 삶이 그 증거다. 거기 어디에 고매한 인격, 이타적 소명이 있는가. 과시욕 아니면 인정욕망이 고작이다. 붓다의 말처럼 마음은 ‘황무지’가 되었고, 내면의 ‘불꽃’은 더한층 타오를 뿐이다. 솔직히 누구도 그런 사람들을 인정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다. 다만 부러워하고 질시할 뿐이다. 그럼에도 다들 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거지? 속으로는 경멸하면서 왜 자신은 그런 ‘하찮은’ 존재가 되려고 하는가 말이다. (3부 1장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 소유에서 자유로 중에서)
특히 지금 같은 ‘핵개인’의 시대에는 전방위적으로 이러한 코뮤니티가 모색되어야 한다. 그 기준은 정서적 애착과 냉혹한 계산을 모두 넘어서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결국 진리를 탐구하고 우정을 나누는 관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초기 승가의 21세기적 변용이 절실한 시점이다. 요컨대, ‘홀로’와 ‘함께’는 결코 선택사항이 아니다. ‘혼자서’ 갈 수 있는 자만이 ‘함께’ 갈 수 있는 법! 그런 점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기저에는 ‘좋은 벗과 함께 가라’는 멜로디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열탕과 냉탕을 정신없이 오가다 모든 인간관계에 완전히 지쳐 버린 현대인에게 이보다 더 감미로운 복음이 또 있을까. (4부 3장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③ - 좋은 벗과 함께 가라! 중에서)
사실 오랫동안 인류는 이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없었다. 생산력도 낮았고 자연재해나 역병, 전쟁도 잦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촌에는 그와 같은 고통에 노출된 지역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럼 그곳에 사는 이들이 간절히 소망하는 행운은 무엇일까? 바로 평범한 일상이다. 내란 6개월 동안 우리들의 한결같은 바람 역시 ‘평범한’ 일상의 회복이었다. 사실 평범한 일상은 진화론적으로 보아도 가장 최상위에 해당한다. 특별한 것, 우뚝한 것, 지나치게 훌륭한 것 등은 자연선택, 즉 변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시대는 평범한 것들을 무가치한 것으로 간주하고 어떻게든 ‘튀어’ 보이려고 몸부림친다. 행운이 찾아올 리 없다. 그래서 다들 ‘남들은 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하다’는 기이한 착각에 빠져 있다. 자업자득이다. (1부 4장 마하망갈라 -‘더없는 행운’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그럼 어떻게 해야 그런 감정의 회오리에서 벗어날 수 있지? 그게 가능하기나 한가? 이런 생각에 골몰하다 보면 결국 인간에 대한 깊은 냉소와 비관에 빠지게 된다. 해서 결국 자신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합리화한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은 계속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붙는다. 불꽃이 이곳저곳을 태워 버리듯 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질투와 시기, 이기심과 적대감이 마음의 본모습인 양 여기게 된다. 앞에 나온 존속 살인범들 역시 이런 마음의 ‘왕복달리기’를 쉼 없이 되풀이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마음의 본래면목에 대하여.
이에 대한 붓다의 응답이 바로 ‘멧따-숫따(자애)’(제1장우라가 왁가)다. (2부 5장 마음은 쉼 없이 흐른다 -‘에고’에서 ‘에코’로! 중에서)
다니야는 말뚝과 밧줄에 삶을 잘 묶었다고 의기양양한 반면, 붓다는 담담하게 존재의 모든 속박을 끊고 다시는 ‘윤회의 모태’에 들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그렇다. 소유는 속박이다. 거기에서 자유는 불가능하다. 우리 시대 상류층 인사들의 삶이 그 증거다. 거기 어디에 고매한 인격, 이타적 소명이 있는가. 과시욕 아니면 인정욕망이 고작이다. 붓다의 말처럼 마음은 ‘황무지’가 되었고, 내면의 ‘불꽃’은 더한층 타오를 뿐이다. 솔직히 누구도 그런 사람들을 인정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다. 다만 부러워하고 질시할 뿐이다. 그럼에도 다들 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거지? 속으로는 경멸하면서 왜 자신은 그런 ‘하찮은’ 존재가 되려고 하는가 말이다. (3부 1장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 소유에서 자유로 중에서)
특히 지금 같은 ‘핵개인’의 시대에는 전방위적으로 이러한 코뮤니티가 모색되어야 한다. 그 기준은 정서적 애착과 냉혹한 계산을 모두 넘어서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결국 진리를 탐구하고 우정을 나누는 관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초기 승가의 21세기적 변용이 절실한 시점이다. 요컨대, ‘홀로’와 ‘함께’는 결코 선택사항이 아니다. ‘혼자서’ 갈 수 있는 자만이 ‘함께’ 갈 수 있는 법! 그런 점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기저에는 ‘좋은 벗과 함께 가라’는 멜로디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열탕과 냉탕을 정신없이 오가다 모든 인간관계에 완전히 지쳐 버린 현대인에게 이보다 더 감미로운 복음이 또 있을까. (4부 3장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③ - 좋은 벗과 함께 가라! 중에서)
출판사 리뷰
길을 잃은 시대, 가장 오래된 마음의 지도를 펼치다!
『숫따니빠따』와 오늘의 삶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고미숙의 붓다 칼럼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전쟁과 정치적 격변, 인공지능의 도래까지. 세계가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동안 우리의 마음도 함께 출렁인다. 분노했다가 불안해하고, 무언가를 간절히 욕망했다가 금세 허무에 빠진다. 세상에는 정보가 넘쳐나고 선택지는 어느 때보다 많아졌지만, 정작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길을 잃은 시대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이 혼란 속에서 다시 펼쳐 든 것은 2600여 년 전의 오래된 경전 『숫따니빠따』다. 초기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텍스트로 꼽히는 『숫따니빠따』에는 막 깨달음을 얻고 길 위로 나선 ‘청년 붓다’의 호흡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는 이 오래된 경전을 오늘의 삶 한가운데로 불러내어, 분노와 불안, 소유와 집착, 관계와 외로움, 권력과 욕망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지금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책이다.
이 책과 『숫따니빠따』의 인연은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미숙은 두 청년과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이 경전을 읽었다. 한 청년은 갑자기 끝난 연애 때문에 쓸쓸했고, 다른 청년은 아무 이유 없이 사는 것이 불안하고 서글펐다. 환갑을 맞고 어머니를 떠나보낸 고미숙에게는 노ㆍ병ㆍ사가 새로운 삶의 화두로 다가오고 있었다. 서로 다른 질문을 품은 세 사람은 같은 경전을 읽었고, 그 만남 이후 각자의 길은 달라졌다. 한 사람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 멀리 떠났고, 한 사람은 불교에 깊이 입문했으며, 고미숙은 책을 썼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숫따니빠따』에서 ‘마음의 지도’를 발견한다.
지도는 목적지를 대신 정해 주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분노와 짜증, 불안과 허무는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왜 끝없이 무언가를 소유하려 하는가? 사랑하면서도 왜 서로를 괴롭히고, 혼자 있으면 외롭고 함께 있으면 괴로운가? 『숫따니빠따』는 이런 널뛰는 마음들의 위치를 측정하게 해주는 지도다. 마음의 좌표를 알게 되면 비로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보이기 시작한다.
고미숙은 이 지도를 들고 2600여 년 전과 지금을 거침없이 오간다. 코로나와 기후위기, 12ㆍ3 비상계엄과 광장, 전쟁과 인공지능, 부동산과 주식, 게임과 쇼핑, 악플과 혐오까지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현실이 『숫따니빠따』의 게송들과 ‘크로스’된다. “보라,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는 붓다의 오래된 선언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강렬한 자극을 얻기 위해 질주하는 지금의 삶과 겹쳐진다. 바깥에서는 전쟁과 기후위기의 불길이 번지고, 안에서는 불안과 갈망의 불길이 타오른다. 다르마와 현실, 거시와 미시, 구도와 욕망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이 책에서 고미숙이 시도하는 ‘붓다 칼럼’이다.
책의 구성 역시 ‘길’과 ‘지도’라는 주제를 따라 짜여 있다. 붓다는 대장장이 쭌다에게 사문의 네 종류를 설명하면서 가장 높은 경지인 ‘길을 정복한 자’를 먼저 제시하고, 그 아래 단계들을 차례로 보여 준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익숙한 점층법과는 반대의 방식이다. 궁극의 비전을 먼저 보여 주어야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고미숙은 이 역동적인 수사법을 출발점으로 삼되, 아직 길 위에서 더듬더듬 나아가는 우리의 자리에서는 그 순서를 거꾸로 밟아 올라간다.
1부 「길을 묻다」에서는 먼저 우리가 나아갈 삶의 큰 방향을 조망한다. “뱀이 묵은 허물 벗어 버리듯”, “와서 보라!”, “더없는 행운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붓다가 열어 보인 길의 지도를 펼친다. 이어 2부 「마음과 권력을 해부하다」에서는 시선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로 돌린다. 출생과 신분, 권력과 욕망, 에고와 무명은 어떻게 개인과 사회를 사로잡는가. 그리고 그 거센 강을 우리는 어떻게 건널 것인가. 3부 「소유와 집착을 넘어서」에 이르면 시선은 한층 더 안쪽으로 들어온다. 소유하고 싶은 마음, 놓지 못하는 관계,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라는 독화살을 들여다보며 ‘마음의 밭’을 갈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4부 「홀로 서는 자의 길」에서 다시 ‘길’로 돌아온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때의 ‘홀로’는 고립이나 단절이 아니다. 타인의 욕망과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삶의 길 위에 우뚝 서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렇게 홀로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벗과 함께 걸을 수도 있다. 길을 먼저 바라보고, 사회의 욕망과 권력을 통과하고, 다시 자기 안의 탐진치와 집착을 넘어, 마침내 자기 발로 그 길 위에 서는 것. 처음의 ‘길’이 마지막의 ‘길’로 되돌아오는 수미상관의 여정이 곧 이 책이 그리는 ‘마음의 지도’다.
그리고 이 길에서 붓다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와서 보라!” 왜 화가 나는지, 왜 끝없이 소유하려 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에 집착하는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뒤집혀 있던 것이 바로 서고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기 시작할 때 찾아오는 것은 금욕이나 체념이 아니라 해방감과 기쁨이다. 그래서 고미숙은 말한다. “진리는 기쁨이다!”
『숫따니빠따』에는 유난히 질문하는 청년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욕망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 거센 삶의 강을 어떻게 건너는가, 죽음 앞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것인가. 2600년 전의 질문이지만 놀랍도록 지금 우리의 질문과 닮아 있다. 붓다는 그들에게 정답을 대신 내려 주지 않는다. 스스로 보고, 묻고, 자기 발로 걸어가도록 이끈다.
그런 점에서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는 오래된 불교 경전에 관한 책이면서 오늘 우리의 질문에 관한 책이다. 불교를 믿는 사람만을 위한 책도, 불교의 교리를 배우기 위한 책도 아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멈춰 선 사람, 세상의 욕망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 관계와 소유에 붙잡힌 사람,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묻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길을 잃었다면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정해 준 목적지가 아니라 지금 나의 좌표를 보여 주는 지도일지 모른다. 2600여 년 전 청년 붓다의 목소리와 오늘 우리의 삶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며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는 묻는다.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숫따니빠따』와 오늘의 삶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고미숙의 붓다 칼럼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전쟁과 정치적 격변, 인공지능의 도래까지. 세계가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동안 우리의 마음도 함께 출렁인다. 분노했다가 불안해하고, 무언가를 간절히 욕망했다가 금세 허무에 빠진다. 세상에는 정보가 넘쳐나고 선택지는 어느 때보다 많아졌지만, 정작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길을 잃은 시대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이 혼란 속에서 다시 펼쳐 든 것은 2600여 년 전의 오래된 경전 『숫따니빠따』다. 초기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텍스트로 꼽히는 『숫따니빠따』에는 막 깨달음을 얻고 길 위로 나선 ‘청년 붓다’의 호흡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는 이 오래된 경전을 오늘의 삶 한가운데로 불러내어, 분노와 불안, 소유와 집착, 관계와 외로움, 권력과 욕망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지금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책이다.
이 책과 『숫따니빠따』의 인연은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미숙은 두 청년과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이 경전을 읽었다. 한 청년은 갑자기 끝난 연애 때문에 쓸쓸했고, 다른 청년은 아무 이유 없이 사는 것이 불안하고 서글펐다. 환갑을 맞고 어머니를 떠나보낸 고미숙에게는 노ㆍ병ㆍ사가 새로운 삶의 화두로 다가오고 있었다. 서로 다른 질문을 품은 세 사람은 같은 경전을 읽었고, 그 만남 이후 각자의 길은 달라졌다. 한 사람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 멀리 떠났고, 한 사람은 불교에 깊이 입문했으며, 고미숙은 책을 썼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숫따니빠따』에서 ‘마음의 지도’를 발견한다.
지도는 목적지를 대신 정해 주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분노와 짜증, 불안과 허무는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왜 끝없이 무언가를 소유하려 하는가? 사랑하면서도 왜 서로를 괴롭히고, 혼자 있으면 외롭고 함께 있으면 괴로운가? 『숫따니빠따』는 이런 널뛰는 마음들의 위치를 측정하게 해주는 지도다. 마음의 좌표를 알게 되면 비로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보이기 시작한다.
고미숙은 이 지도를 들고 2600여 년 전과 지금을 거침없이 오간다. 코로나와 기후위기, 12ㆍ3 비상계엄과 광장, 전쟁과 인공지능, 부동산과 주식, 게임과 쇼핑, 악플과 혐오까지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현실이 『숫따니빠따』의 게송들과 ‘크로스’된다. “보라,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는 붓다의 오래된 선언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강렬한 자극을 얻기 위해 질주하는 지금의 삶과 겹쳐진다. 바깥에서는 전쟁과 기후위기의 불길이 번지고, 안에서는 불안과 갈망의 불길이 타오른다. 다르마와 현실, 거시와 미시, 구도와 욕망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이 책에서 고미숙이 시도하는 ‘붓다 칼럼’이다.
책의 구성 역시 ‘길’과 ‘지도’라는 주제를 따라 짜여 있다. 붓다는 대장장이 쭌다에게 사문의 네 종류를 설명하면서 가장 높은 경지인 ‘길을 정복한 자’를 먼저 제시하고, 그 아래 단계들을 차례로 보여 준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익숙한 점층법과는 반대의 방식이다. 궁극의 비전을 먼저 보여 주어야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고미숙은 이 역동적인 수사법을 출발점으로 삼되, 아직 길 위에서 더듬더듬 나아가는 우리의 자리에서는 그 순서를 거꾸로 밟아 올라간다.
1부 「길을 묻다」에서는 먼저 우리가 나아갈 삶의 큰 방향을 조망한다. “뱀이 묵은 허물 벗어 버리듯”, “와서 보라!”, “더없는 행운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붓다가 열어 보인 길의 지도를 펼친다. 이어 2부 「마음과 권력을 해부하다」에서는 시선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로 돌린다. 출생과 신분, 권력과 욕망, 에고와 무명은 어떻게 개인과 사회를 사로잡는가. 그리고 그 거센 강을 우리는 어떻게 건널 것인가. 3부 「소유와 집착을 넘어서」에 이르면 시선은 한층 더 안쪽으로 들어온다. 소유하고 싶은 마음, 놓지 못하는 관계,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라는 독화살을 들여다보며 ‘마음의 밭’을 갈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4부 「홀로 서는 자의 길」에서 다시 ‘길’로 돌아온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때의 ‘홀로’는 고립이나 단절이 아니다. 타인의 욕망과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삶의 길 위에 우뚝 서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렇게 홀로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벗과 함께 걸을 수도 있다. 길을 먼저 바라보고, 사회의 욕망과 권력을 통과하고, 다시 자기 안의 탐진치와 집착을 넘어, 마침내 자기 발로 그 길 위에 서는 것. 처음의 ‘길’이 마지막의 ‘길’로 되돌아오는 수미상관의 여정이 곧 이 책이 그리는 ‘마음의 지도’다.
그리고 이 길에서 붓다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와서 보라!” 왜 화가 나는지, 왜 끝없이 소유하려 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에 집착하는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뒤집혀 있던 것이 바로 서고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기 시작할 때 찾아오는 것은 금욕이나 체념이 아니라 해방감과 기쁨이다. 그래서 고미숙은 말한다. “진리는 기쁨이다!”
『숫따니빠따』에는 유난히 질문하는 청년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욕망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 거센 삶의 강을 어떻게 건너는가, 죽음 앞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것인가. 2600년 전의 질문이지만 놀랍도록 지금 우리의 질문과 닮아 있다. 붓다는 그들에게 정답을 대신 내려 주지 않는다. 스스로 보고, 묻고, 자기 발로 걸어가도록 이끈다.
그런 점에서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는 오래된 불교 경전에 관한 책이면서 오늘 우리의 질문에 관한 책이다. 불교를 믿는 사람만을 위한 책도, 불교의 교리를 배우기 위한 책도 아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멈춰 선 사람, 세상의 욕망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 관계와 소유에 붙잡힌 사람,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묻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길을 잃었다면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정해 준 목적지가 아니라 지금 나의 좌표를 보여 주는 지도일지 모른다. 2600여 년 전 청년 붓다의 목소리와 오늘 우리의 삶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며 『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는 묻는다.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 발행일 | 2026. 8.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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