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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차탄트라(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지혜를 주는 다섯 묶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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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5062679
특별 가격 ₩34,200 일반 가격 ₩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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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수 / 지혜의나무

ㆍ2천 년을 건너온 지혜의 이야기,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읽다.
ㆍ왕의 자녀 교육을 위해 구술된 지혜를 주는 이야기 모음집
ㆍ어른이 읽고 아이들에게 전해주면 좋은 책
ㆍ자녀들의 친구 관계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재미있는 이야기들
ㆍ인간관계와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다섯 묶음 80여 편의 우화집
ㆍ성인의 인생사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동화로 읽는다

 

엮은이 : 배혜수

이 우화집을 엮은이 배해수는 인도 전통정신문화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실천해 온 요가 수행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다.
그는 요가 철학의 사상적 토대를 이루는 주요 경전들을 체계적으로 묶어 소개한 『요가비전』과, 수행의 역사 속에서 전승되어 온 인도 전통요가의 흐름을 정리한 『인도 전통요가의 맥』을 통해 인도 사유가 지닌 내적 구조와 실천적 의미를 소개해 왔다. 더불어 『신이부르는 노래(바가바드기타)』와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신께 드리는 노래(기탄잘리)』로 편역하여 “인도 정신문화 총서” 1·2권으로 소개하며, 고전 텍스트가 지닌 사유의 밀도를 현대 한국어의 호흡 속에 옮기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에 발행되는 “인도 정신문화 총서” 3권 판차탄트라는 철학적 교의를 직접 설파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오랜 시간 구전을 통해 다듬어진 이야기의 형식을 빌려, 인간 사회의 권력, 욕망, 신뢰, 선택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이 우화집은 2000년 전 고대 인도의 산물이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의 풍경을 비추며, 사유하는 독자에게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시하고 있다.

 

목차

  • 지혜를 담은 다섯 묶음의 이야기보따리 | 5
    위대한 다섯 묶음 이야기보따리 | 20

    첫 번째 이야기보따리
    친구를 배신하지 않는 의리
    1. 호기심 많은 원숭이 | 31
    2. 여우와 북소리 | 37
    3. 검은황소와 여우 | 40
    4. 상인의 추락과 복귀 | 45
    5. 어리석은 수도승과 사기꾼 | 51
    6. 교활한 황새와 게 | 59
    7. 멍청한 사자와 꾀 많은 토끼 | 67
    8. 불행을 몰고 온 손님 | 79
    9. 바닷가에 알을 낳은 메추라기 | 90
    10. 코끼리와 참새 | 94
    11. 새들의 소망 | 99
    12. 충성 경쟁 | 106
    13. 어리석은 고집불통 원숭이 | 119
    14. 교활한 아들과 어리석은 아버지 | 123
    15. 쇠를 먹은 생쥐 | 132
    16. 늙은 도둑의 희생 | 140

    두 번째 이야기보따리
    새로 사귄 친구와의 우정
    1. 작은 비둘기와 작은 생쥐 | 155
    2. 까마귀와 생쥐의 논쟁 | 163
    3. 새로 사귄 친구들 | 171
    4. 사원의 수행자와 생쥐 | 180
    5. 저주받은 아이 | 185
    6. 사제의 아내와 참깨 | 192
    7. 운명이라면 | 204
    8. 긴 꼬리 생쥐 왕과 큰 어금니 코끼리 왕 | 226
    9. 베를 짜는 직공의 꿈 | 234
    10. 은혜를 모르는 것은 사람뿐 | 250
    11. 의리 있는 친구들 | 266

    세 번째 이야기보따리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의 교훈
    1. 까마귀와 올빼미의 다툼 | 281
    2. 달님 호수 | 288
    3. 고양이 재판관 | 295
    4. 생존을 위한 까마귀들의 작전계획 | 305
    5. 지혜로운 늙은 거위 | 314
    6. 농부와 코브라 뱀 | 320
    7. 사냥꾼과 비둘기 | 326
    8. 노인의 젊은 아내와 도둑 | 332
    9. 수도승과 도둑 그리고 저승사자 | 335
    10. 머리 둘 달린 뱀과 공주 | 339
    11. 수행자와 매 | 348
    12. 생쥐 신랑 | 353
    13. 황금 똥을 누는 새 | 361
    14. 말하는 동굴 | 369
    15. 까마귀들과 올빼미들의 전쟁 | 373
    16. 개구리를 등에 태운 뱀 | 384
    17. 수도승과 부정한 아내 | 393

    네 번째 이야기보따리
    이익과 손해
    1. 우둔한 악어와 꾀돌이 원숭이 | 411
    2. 욕심 많은 코브라 뱀과
    어리석은 개구리의 왕 | 422
    3. 어리석은 두루미와 게 | 435
    4. 당나귀는 뇌가 없어요 | 440
    5. 옹기장이 이야기 | 449
    6. 자기 분수를 알아야 | 455
    7. 대머리가 된 총리와 말이 된 왕 | 460
    8. 사자 가죽을 둘러쓴 당나귀 | 468
    9. 내쫓긴 사위 | 473
    10. 사자와 여우 | 476
    11. 어리석은 목수와 부정한 아내 | 483
    12. 원숭이와 참새이야기 | 490
    13. 모든 것을 잃은 여자 | 494
    14. 까마귀들의 복수 | 501
    15. 어리석은 낙타 | 507
    16. 꾀 많은 여우 | 511
    17. 외로운 들개 | 518

    다섯 번째 이야기보따리
    경솔함으로 인한 갖가지 실수
    1. 경솔한 행동의 결과 | 525
    2. 왕을 죽인 광대 원숭이 | 536
    3. 말 못하는 죄 | 538
    4. 하늘을 나는 거북이 | 542
    5. 푸른 여우 | 546
    6. 수도승과 염소 | 552
    7. 희망의 부적 | 558
    8. 누가 바보인가? | 570
    9. 책에 써 있는 대로 | 576
    10. 물고기 세 마리 | 587
    11. 음치 당나귀 | 591
    12. 직공과 도깨비 | 596
    13. 소마의 아버지 | 607
    14. 왕에게 복수한 원숭이 | 615
    15. 머리가 둘인 새의 불행 | 627
    16. 착한 소년과 게 | 632

 

책 속으로

■ 판차탄트라 - 서문
지혜를 담은 다섯 묶음의 이야기보따리

‘판차탄트라(Panchatantra)’는 2천 년 이상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들까지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회자되어온 인도의 오래된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이야기들이 인도의 성스러운 고대 문헌인 ‘리그베다(Rigveda)’만큼 오래되었다고 말합니다. 인도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판차탄트라는 다섯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Sanskrit; 梵語) ‘판차(Pancha)’와 지혜의 확장을 의미하는 ‘탄트라(Tantra)’가 조합된 이름입니다. 따라서 ‘다섯 묶음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동물들과 일반적인 사람들, 그리고 수도승을 포함한 흥미롭고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우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이웃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배우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약삭빠름과 얄팍한 행동들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충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혜로움과 자기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동에 대한 분별력을 강조하고 있는 다섯 개의 묶음으로 여러
이야기들이 그림 속의 액자처럼 서로 연계되어 구성됩니다.

판차탄트라는 비슈누샤르마(Vishnu Sharma)라고 하는 브라만(Brahman) 학자가 왕의 아둔한 세 아들의 교육을 위해 들려준 우화들입니다. 최초의 산스크리트 원작은 현재 전해지지 않으나, 대략 BC 100~AD 500년 사이에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우화들은 많은 나라에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며, 11세기경 유럽에 ‘비드파이의 우화들(The Fables
of Bidpai)’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제목은 내용을 낭송한 인물로 전해지는 ‘비디아파티’라는 인도 성자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12세기 인도학자 나라야나(Narayana)가 편집하여 독창적으로 개작한 ‘훌륭한 충고(Hitopadesha)’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판차탄트라는 비슈누샤르마(Vishnu Sharma)라는 학자의 구술로 시작된 인도 산스크리트 원본을 모태로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왕실로 초청된 80세의 학자가 세 아둔한 왕자들을 지혜의 길로 이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슈누샤르마는 왕의 세 왕자들이 하나같이 아둔하였기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지혜를 전했습니다. 인간 세상과 마찬가지로 동물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우화의 형식으로 흥미를 높였습니다. 이 우화들은 갖가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세상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며, 인생에서 부딪히는 난관을 통과할 수 있도록 현명한 방향을 제시하는 다섯 개의 큰 묶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아울러 특정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읽고 들려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복잡한 세상사에서 생존과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지혜를 통해 당면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이야기의 형태는 우화라는 형식을 빌려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속적 흥밋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는 교육적인 내용과 아울러 오랜 경험의 지혜가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에 내재되어 있는 크고 작은 반전들은 어른들의 삶에서도 다시 숙고해볼 의미를 제공합니다. 인간 본성에 바탕을 둔 이야기들은 누구나 관련되어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안에 담긴 교훈을 이해하는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구연으로 들려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원한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인도’라는 토양에서 생겨난 재미있고 재치 넘치는 이 우화집을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문학세계에서는 판차탄트라를 가장 오래된 전통적인 민담들의 모음으로 우화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는 이런 형식의 우화집은 다양한 작품들이 있으며, 이솝 우화집도 이 작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판차탄트라는 여러 나라에 전해오는 민담과 설화의 유사성이 엿보이는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한국의 전래동화 및 민담, 옛 이야기들에서도 판차탄트라의 내용과 매우 유사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특히 꾀 많은 원숭이와 아둔한 악어의 이야기는 민담이 판소리로 만들어진 별주부전과 거의 흡사한 내용입니다.
판차탄트라는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서 도움이 되는 지혜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모음입니다. 세속적 지혜에 관한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지만 인도 특유의 독창적인 중의적 사상이 내용 전체에 담겨 있습니다. ‘판차(Pancha)’는 다섯을 의미하고, ‘탄트라(Tantra)’는 지혜의 확장을 뜻하며, 방법이나 전략 또는 원칙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는 다섯 묶음의 지혜로운 전략들 또는 위기 극복의 방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자식들을 위해 왕이 선생님에게 간청한 교육적 소재의 교훈적 내용들은 긴 시간 동안 이어져오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혜를 구하는 다섯 가지 이야기보따리의 큰 묶음을 살펴보면,
첫 번째, 이야기보따리는 ‘친구를 배신하지 않는 의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보따리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새로 사귄 친구와의 우정’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보따리는 오랜 갈등에서 빚어진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의 교훈’들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보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이익과 손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보따리는 ‘경솔함으로 인한 갖가지 실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천일야화’, 즉 아라비안나이트는 중동을 무대로 한 다양한 민담을 모아 놓은 작품입니다. 원본은 사실 어린이들이 읽을 수 없는 야설과 독설 그리고 잔혹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동화로 바꾸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재가 되고 꿈과 영감을 주는 모험담으로 꾸며지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판차탄트라 또한 인도 대륙을 무대로 오랜 세월 삶의 다양한 이 야기들이 구전된 민담들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에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 내용의 일부가 각색되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책에서는 ‘산스크리트어’ 원본 내용을 토대로 하여 대화체의 형식을 독립된 장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라기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인도 우화 모음집입니다. 비록 오랜 옛날에 만들어진 우화집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인생길에 있어 숙고할 만한 깨우침을 줍니다. 때로는 무겁지 않게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재미있고 교훈적인 내용들이 다섯 묶음으로 담겨 있습니다.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동화책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판차 탄트라는 지혜를 확장하는 다섯의 의미이지만 상황과 대처하는 입장에 따라 지혜(智慧), 총명(聰明), 영특(英特), 영석(穎釋), 명석(明晳), 기만(欺瞞), 술책(術策), 방책(方策), 계책(計策), 책략(策略), 대책(對策), 책모(策謀), 음모(陰謀), 음흉(陰凶), 흉계(凶計), 간계(奸計), 전략
(戰略), 전술(戰術), 술수(術數), 묘수(妙手), 묘책(妙策), 묘계(妙計), 천재(天才)성, 영악(穎惡)함, 영민(穎敏)함, 영리(怜悧)함, 간사(奸詐)함, 교활(狡猾)함, 기민(機敏)함, 영활(穎猾)한, 간악(奸惡)함, 간특(奸慝)함, 엉큼함, 속임수, 꾀돌이, 꾀주머니, 약삭빠름, 약아빠짐, 슬기로움 등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선악이라는 상대성까지도 달라집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위기에 대처하는 모든 능력과 기술들은 그 상황을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른 표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어떤 표현이 적절할지 판단해보는 재미를 제공할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의 전개가 다양하게 각색될지라도 원전이 담고 있는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이 책에서는 원본의 흐름을 변형하지 않고 읽기 쉽게 현대적인 언어와 느낌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다만, 고어와 경어체,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긴 이름들은 독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생략 또는 임의적으로 배제하였습니다. 아울러 이 작품에 녹아 있는 지혜와 정신이 훼손되거나 왜곡되지 않고 내용이 변질되지 않는 범위에서 부분적인 편집과 의역이 있었음을 밝힙니다.

■ 본문 일부

1. 호기심 많은 원숭이
한 상인이 자신의 정원 한복판에 새 건물을 지으려고 많은 석공과 목수들을 불렀습니다. 그들은 매일 이른 아침부터 쉼 없이 일을 하다가 한낮이 되면 마을로 내려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느 날, 일꾼들이 점심을 먹으러 떠난 다음, 원숭이 한 마리가 일꾼들이 자리를 비운 공사장에 들어왔습니다. 그 원숭이는 근처의 나무 위에서 며칠 동안 사람들이 건물 위를 오가며 나무를 붙이고 두드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사람들이 하던 망치질 흉내를 내면서 혼자 놀았습니다.
그러던 중 통나무에 고정시킨 툭 튀어나온 쐐기가 무엇인지 궁금해 이리저리 밀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단단히 고정된 쐐기가 빠지지 않자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있는 힘을 다해서 당겼습니다. 결국 쐐기가 빠지며 통나무가 굴러 원숭이는 그 틈 사이에 다리가 끼어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고 말았답니다.
카라탁이 다마낙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목숨을 걸만큼 현명하지 못하네. 대부분 먹고사는 일에 충실하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호기심을 못 참은 원숭이처럼 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다마낙이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 숲의 왕에게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절실한 문제 아닌가요?”
카라탁이 대답했습니다.
“살기 위해 먹을 것을 구하는 수백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열정,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용기, 풍요로운 삶을 위한 노력 아닐까? 어떻게든 먹고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 하물며 까마귀들도 죽은 사체들이 널려 있으니 먹을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나? 그런데도 우리가 사자왕의 두려움을 걱정하고 있단 말이야.”
다마낙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수도승도 왕의 참모도 아니니까요.”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생각하던 카라탁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습니다.
“아니야. 꼭 그렇지만은 않네. 이 숲에 사는 모든 동물들은 사자왕의 백성들 아닌가? 숲을 다스리는 왕에게 어려운 시련이 닥쳤는데, 신하 된 도리로 조언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그가 다스리는 숲에 남아 있다는 것은 왕에게 은혜를 갚아야 하는 의무도 있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직책 여부를 떠나 조언자로 왕에게 말해줘야 하네.”
다마낙이 물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스승님은 왕에게 무슨 조언과 도움을 주려 하십니까?
카라탁이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왕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알고 있네. 그 두려움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왕에게 알려주려 하네. 나는 두려움의 여섯 가지 변화에 대해 설명을 할 것이네.
다마낙이 물었습니다.
“두려움을 나타내는 여섯 가지 변화는 무엇인가요?”
카라탁이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평소와는 다른 자세, 몸짓, 걸음걸이, 행동, 말투와 얼굴 표정의 변화같은 것들이지. 이런 변화는 마음의 움직임에서 비롯된다네. 나는 왕에게 가서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고자 하네.”
다마낙이 다시 물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왕이 우리의 진심을 몰라준다면 실망 아닌가요?”
카라탁이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왕이 판단할 몫이겠지. 우리는 신하로서의 성의를 보여 주면 되는 것이네.”
여우들은 동굴에서 좀처럼 나오지 못하고 숨어 있는 사자왕을 찾아갔습니다. 사자왕은 자신의 옛 신하들이 찾아오자 반가우면서도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여우들이 ‘오른발’ 사자왕에게 고개를 숙이며 예의를 표하고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왕이시여! 잘 지내셨는지요?”
사자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나는 자네들이 내 신하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었는지 기억이 없네. 나는 그동안 현명하든 어리석든 각자에게 몫을 맡겨 주었는데 말이야.”
카라탁이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그동안 숲에서 멀리 떠나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사자왕이 표정을 바꾸며 물었습니다.
“오! 그런가? 자네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고 하니 물어보겠네만, 세상이란 어떤 곳인가? 내 마음이 이토록 두렵고 심란한 이유를 자네들이 좀 알려줄 수 있겠나?”
카라탁이 말했습니다
“왕께서 절박한 마음으로 원하시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날 개울가에서 물을 마시려
다 말고 이곳에 숨은 이유가 무엇인지요?”
사자왕은 다시 괴이 무시한 소리가 들리는 듯 몸을 한차례 흔들고 나서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저 멀리 강가에서 숲을 뒤흔드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듣지 못했나? 그렇게 큰 소리를 냈다는 것은 아마도 엄청나게 힘세고 무서운 괴물이겠지? 왕인 나조차도 그렇게 큰 소리를 내지 못하니 그 괴물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네. 그래서 왕의 자리를 내려놓고 이 숲을 떠날까 생각하는 중이네.”

카라탁이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소리는 여럿이 들었다 해도 착각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난 한 마리 여우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자왕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습니다.
“오! 그래? 그 여우 이야기를 빨리 해주게.”


2. 여우와 북소리
배고픈 여우가 먹을 것을 찾아 여기저기를 떠돌던 중 어느 전쟁터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쿵쿵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우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뭔가 먹을 것을 찾아야 했지만 이상한 소리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그 알 수 없는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 보니 둥근 북 하나가 보였습니다.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북에는 바람이 불 때마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스치며 ‘둥둥둥’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여우는 소리가 나는 북을 보면서 처음에는 꼬리를 말고 도망칠까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무척이나 배가 고픈 여우는 둥그런 북 안에 사냥감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우가 발로 북을 긁어대자 ‘둥둥둥’ 북소리가 다시 울렸지만, 배고픈 여우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그 북은 찢어졌습니다.
하지만 북 안은 텅 비어 있어 먹을 것은 없었고, 여우는 실망했으나 소리에 대한 두려움만큼은 이미 사라져 있었습니다.

카라탁이 ‘오른발’ 사자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말씀드린 것처럼 소리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을 알기 전까지는 그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때 다마낙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습니다.
“왕께서 허락하신다면, 제가 소리가 난다는 강변으로 가서 그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겠습니다.” (하략)

 

출판사 서평

어른을 위한 인도의 우화집 『판차탄트라』

인도의 오래된 이야기 모음집 『판차탄트라』는 단순한 동화집이 아니다. 동물이 말을 하고, 인간의 욕망과 계산, 우정과 배신이 얽히는 이 우화들은 2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대를 건너 전해지며 인간 사회의 본질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해왔다. 어린이를 위한 교훈서로 분류되기 쉽지만, 이 고전이 품고 있는 질문은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판차탄트라』는 ‘다섯’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판차’와 지혜의 확장과 방법을 의미하는 ‘탄트라’가 결합된 이름이다. 말 그대로 ‘다섯 묶음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다. 전승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브라만 학자 비슈누샤르마가 왕의 세 아들에게 세상의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 들려준 우화에서 시작되었다. 학문적 교훈이나 추상적 윤리가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와 반전을 통해 삶의 판단력을 키우는 방식이었다.
이 책이 오랜 세월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야기 속에는 친구를 배신하지 않는 의리, 뜻밖의 관계에서 피어나는 우정, 전쟁과 갈등이 남기는 교훈, 이익과 손해의 경계, 그리고 경솔함이 부르는 실수들이 담겨 있다. 다섯 개의 큰 이야기보따리는 서로 액자처럼 연결되며, 독자를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로 이끈다. 한 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또 다른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있는 구조다.
이번에 출간되는 『판차탄트라』는 산스크리트어 원본의 흐름을 바탕으로 하되, 현대 독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편역한 장편이다. 대화체를 중심으로 각 이야기를 독립된 장으로 재구성했고, 고어와 장황한 호칭, 지나치게 낯선 이름들은 과감히 덜어냈다. 그렇다고 해서 원전이 담고 있는 지혜의 핵심을 훼손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오늘의 언어로 다시 옮겨오면서, 이 우화들이 여전히 현재형의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판차탄트라』의 지혜는 도덕 교과서처럼 단선적이지 않다. 약삭빠름과 영리함, 기민함과 교활함, 슬기로움과 간계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같은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지혜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술책으로 읽힌다. 이 책은 독자에게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판단의 몫을 남겨둔다. 그래서 읽는 이의 삶의 자리와 경험에 따라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흥미로운 점은 『판차탄트라』가 특정 문화권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이야기는 중동과 유럽으로 전해지며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고, 이솝 우화를 비롯한 서양의 우화 전통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전래동화와 민담 속에서도 판차탄트라와 닮은 구조와 서사를 발견할 수 있다. 꾀 많은 원숭이와 아둔한 악어의 이야기가 판소리 「별주부전」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기보다, 어른을 위한 우화집에 가깝다. 삶의 선택 앞에서 망설일 때, 관계의 계산과 신뢰 사이에서 갈등할 때, 이 오래된 이야기들은 묵직하지 않게 그러나 가볍지도 않게 질문을 던진다. 웃으며 읽다가도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판차탄트라』는 2천 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오늘의 세상과 낯설지 않다. 권모술수와 이해관계가 얽힌 인간사의 풍경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이 책이 여전히 읽히는 이유는, 바로 그 오래됨 속에 지금의 삶을 비추는 지혜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먼저 읽고, 다시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동화. 『판차탄트라』는 그렇게 세대를 잇는 이야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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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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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판차탄트라(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지혜를 주는 다섯 묶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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