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은 자는 산에 머물지 않는다
혼란의 시대, 세상으로 내려온 수행자
삶으로 증명된 깨달음의 이야기
『오대산의 고승 : 나옹 선사』는 고려 말 혼란의 시대 속에서 수행과 현실을 함께 살아낸 고승 나옹 혜근의 삶과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 책이다. 『오대산의 고승』 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깨달음이 어떻게 삶 속에서 드러나는지를 한 인물의 생애를 통해 보여준다.
나옹은 산속에 머물지 않았다. 원나라에서 법을 이어받고 돌아온 뒤 전국을 떠돌며 법을 전하고 사찰을 중창하며 무너진 불교를 다시 세웠다. 수행을 멈추지 않았고, 동시에 세상을 외면하지도 않았다. 혼란한 시대 속에서 그는 수행자이면서도 현실을 살아낸 사람이었다.
그의 삶은 한 편의 공안과 같다. 짚신을 머리에 이고 다니던 수행자였고, 낙엽을 쓸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끝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가르침으로 자신의 수행을 삶 속에서 증명해냈다. 이 장면들은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나옹이 어떻게 깨달음을 살아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순간들이다.
나옹의 말은 단순하지만 깊고, 그의 삶은 평범해 보이지만 흔들림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자연스럽게 묻게 만든다. 깨달음은 어디에서 완성되는가. 산속인가, 아니면 세상 속인가. 나옹은 그 질문에 조용히 답한다. 깨달음은 멀리 있지 않으며, 지금 이 자리, 지금 이 삶 속에 있다고.
이 책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가볍지 않다.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동안 수행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수행이 어떻게 삶으로 이어지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읽히는 속도는 빠르지만, 읽고 난 뒤 남는 울림은 오래 남는다.
『나옹 선사』는 『오대산의 고승』 시리즈에서 수행이 현실과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는 책이다. 제도와 수행으로 이어진 흐름이 삶 속에서 완성되는 순간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자장을 시작으로 범일, 나옹, 그리고 신미, 사명, 한암, 탄허, 만화선사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한국불교 1,400년 수행의 계보가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한 권으로도 충분히 깊지만, 시리즈를 이어 읽을수록 한 시대의 깨달음이 다음 시대의 삶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더욱 또렷해진다. 한 권을 읽으면 다음이 궁금해지고, 끝까지 읽으면 비로소 한국불교의 흐름이 보인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수행을 찾는다면, 이 책이 그 출발점이 된다.
■ 이정범
불교 출판과 콘텐츠 기획을 이끌어온 작가이자 편집자. 「월간 법륜」, 「월간 현대불교」 편집장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불교 전문 매체와 출판 현장에서 활동해왔고, 현재 다라수미디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역사와 불교를 결합한 다양한 저작을 통해 독자층을 넓혀왔으며, 『다큐 동화로 만나는 한국 근현대사』, 『서프라이즈 한국사』, 『어린이 삼국유사』 등 역사 콘텐츠부터, 『그대 마음이 부처라네』, 『붓다가 된 엿장수』, 『부처님 계율대로』 등 고승의 삶을 다룬 작품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학산대원의 삶과 가르침』 등 현대 고승 아카이브 작업에도 참여했다.
■ p.53
“끝이 곧 시작이겠죠.”
“바로 그렇다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낙엽을 쓸 때는 온전히 낙엽 쓰는 일에만 집중하란 말이야.”
그날 밤, 나옹은 수찬을 적묵당으로 불렀다. 촛불 하나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스님, 제가 부처님 제자가 될 수 있을까요?”
■ p.100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모르는 법이지요. 더 큰 바다를 보기 위해서는 우물을 벗어나는 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상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중국 땅은 고려보다 훨씬 넓고 복잡합니다. 길을 잃기 쉽거든요.”
■ p.137
“큰스님,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나옹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법상에 기대어 놓은 불자를 집어 ‘탁탁탁’ 하고 선상을 쳤다.
“이 소리는 이 불자에서 나왔습니까, 아니면 우리 마음에서 나왔습니까?”
대중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질문했던 스님을 비롯해 나옹의 물음에 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그들은 나옹의 눈빛을 보며 번뜩이는 지혜의 빛을 느낄 수 있었다.
■ p.232
“큰스님, 삶과 죽음이 무엇입니까?”
나옹은 문 밖으로 시선을 던진 채 천천히 대답했다. 도량밖 아래쪽으로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저 강물을 보아라.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강은 그대로 있지않느냐. 물방울 하나하나는 사라지겠지만 강물은 영원한 법이지. 삶과 죽음도 그와 같아서 개별적인 존재는 생멸하지만, 불성은 영원하니라.”
“그렇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까?”
“두려움 또한 무명에서 나오는 게 아니겠느냐? 진리를 깨달으면 두려움은 저절로 사라지겠지. 마치 어둠 속에서 밧줄을 뱀으로 착각하여 두려워하다가 등불을 켜보면 그냥 밧줄임을 아는 것과 같은 이치다.”
머리말
프롤로그
1장 오대산이 맺어준 인연
- 오대산 상두암 _ 017
- 짚신이 부처다 _ 030
- 운수납자 _ 039
- 이 순간에 충실하라 _ 049
2장 지공과 평산의 가르침
- 황금빛 송골매 _ 059
- 피부가 검은 스님 _ 078
- 길 위의 가르침 _ 092
- 지공의 인가 _ 099
- 평산 처림에게 이어받은 임제종 법맥 _ 111
- 광제선사 주지가 되어 _ 119
3장 푸른 산과 흰 구름
- 10년 만에 돌아온 고국 _ 135
- 오대산 고운암으로 찾아온 환암 혼수 _ 150
- 홍건적을 몰아낸 생불 _ 160
- 다시 찾은 마음의 고향 오대산, 그리고 회암사 _ 176
- 공부선(功夫選) 주관 _ 190
4장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 회암사 중창 _ 209
- 밀양 영원사 가는 길 _ 224
-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_ 231
- 다시 오대산에서 _ 246
에필로그
참고문헌
| 발행일 | 2026. 4. 25. |
|---|
Q1 주문결제 후 주문 취소시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신용카드 환불
고객님의 신용카드로 결제 후, 부분적인 주문취소 시에는 취소금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신용카드 재승인을 하셔야 주문이 정상 처리됩니다.
은행입금(무통장) 환불
고객님이 은행으로 입금하신 후, 환불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1:1 문의를 이용해서 환급받을 계좌를 입력한 후 고객센터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환급은 근무일 기준 다음날 오후에 환급 됩니다.
Q2 반품완료 후 어떻게 환불 받을 수 있나요?
반품 완료 시점은 반품 요청하신 상품을 택배 기사를 통해 맞교환 하거나 직접 반송처리하셔서 물류센터로 도착되어 확인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고객님께서 반품한 상품을 확인한 즉시 반품예정이 확인되어 완료 처리가 됩니다.
이때 고객님께 반품완료 메일로 안내해 드리며, 이는 '마이페이지>주문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신용카드
전체 반품의 환불일 경우 반품 확정된 다음날로부터 일주일 이내 해당 카드사로 취소확인이 가능합니다.
부분 반품의 환불일 경우
취소금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신용카드 재승인을 하셔야 주문이 정상 처리 됩니다.
2.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전체 반품, 반품 상품의 환불 모두 반품 완료 되어진 날 환불 처리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장 환불처리는 환불 요청 후 업무기준일
다음 날 오후 6시 이후로 해당 계좌로 입금됩니다.
Q3 적립금 환불은 어떻게 하나요?
반품완료시점에서 적립금으로 바로 환불 처리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