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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지브리 (지브리를 통해 만나는 불교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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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42352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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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도시오 / 민경욱 / 대원씨아이

과거, 미래가 아니라 좀 더 지금에 대해 생각해야 해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가 일본의 선불교 승려들과 자유롭게 대담을 나눈다.
《모노노케 히메》, 《반딧불이의 묘》 등 지브리의 명작들을 통해
사생관(死生觀)과 인생 철학 등을 불교적인 시각으로 읽어내며,
미야자키 하야오·다카하타 이사오 두 감독과의 영화 제작 경험을 토대로 불교의 가르침을 이야기한다.
 
 
저자 : 스즈키 도시오
1948년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태어났으며 게이오의숙대학 문학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잡지 편집자로 일하면서 한편으로 프로듀서로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등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했다.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가 창설된 후에도 한동안 편집 업무와 겸업하다가 1989년 스튜디오 지브리로 자리를 옮겨 전속 프로듀서로서 《반딧불이의 묘》,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신 작품 《그대는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거의 모든 극장 개봉 작품에 참여했다.
 
역자 : 민경욱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일본문화 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 『비정근』,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야쿠마루가쿠의 『데스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 등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 틈새라는 것

    제1회 호소카와 신스케 스집(류운지 주지)
  •  
  • 제2회 다시, 호소카와 신스케 스님(류운지 주지)
  •  
  • 제3회 요코타 난레이 노스님(엔가쿠지 관장)
  •  
  • 제4회 겐유 소큐 스님(작가·후쿠주지 주지)
  •  
  • 제5회 끝맺음, 호소카와 신스케 스님(류운지 주지)

    에필로그

 

책 속으로

캐치카피는 어디까지나 영화를 보게 하는 겁니다. 미야 씨가 만든 영화는 인간의 약점을 제대로 인정합니다. 인정한 다음, 약한 아이도 때에 따라서는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죠. 사람들이 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위해 말을 짓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영화 《바람이 분다》의 캐치카피는 ‘살아야’ 입니다. 이는 어쩌다 제가 붓으로 쓴 글을 홍보 프로듀서가 보고 “이걸로 하죠” 라고 해서 된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힘든 일이 정말 많지만, 그래도 살아야’ 라는 거죠. 이런 사회에서는 다들 힘들어요. 그에 대한 격려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 그러나 집착하지는 말자고 항상 다짐합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봐주면 좋지만 ‘정말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전해지면 된다’라는 마음을 가지자고 다짐합니다. [본문 25~26페이지]


너무 꿈만 꾸면 혹독한 일을 당합니다.
이상적인 자신과 비교하면 당연히 현실의 인생은 초라하게 보일 겁니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건 매우 훌륭한 일이나 저는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었어요.
눈앞의 일을 조금씩 처리하는 인생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합리적으로 하려고 노력해야 소용없어요. 어떻게 하면 쓸데없는 일을 해치울지를 생각하죠. [본문 36페이지]


《너의 이름은.》 같은 작품에 많은 사람이 끌리는 걸 보면 세상이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브리에서 《너의 이름은.》 같은 영화를 만들 거냐고 묻는다면 안 만듭니다.
하쿠인의 캐치카피로 ‘살아 볼래?’라고 붙여 봤는데 하쿠인과 마찬가지로 ‘세상은 버릴 만한 곳이 아니야’ 라는 게 지브리의 기본적인 자세랍니다. 따라서 역시 “앞만 너무 보지 말고 지금을 제대로 살아”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할 때 「방하저」, 「즉금목전」이라는 말은 좀 더 많은 사람이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38-39페이지]


《마녀 배달부 키키》를 만들 때 미야 씨와 제가 생각한 점은 ‘하늘을 나는 능력은 특별한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결론은 ‘특별하지 않다’였고요.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달리기를 잘한다는 것처럼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장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죠. [본문 49-50페이지]


저는 저작권에 관해 예전부터 의문이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이나 다양한 사람과 작품에 영향을 받아 생깁니다.
만약 그걸 다 부정하고 “아무도 흉내 내지 않은 게 오리지널이다” 라고 주장하는 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미야 씨도 다양한 데서 영향을 받았죠…. 영향이란, 바로 흉내 내는 거 아닐까요?
그가 재미있는 말을 했어요. “내가 모르게 흉내 내자.” [본문 64페이지]


역시 소중한 건 말로 설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야 씨가 감독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마지막 장면이 제 인상에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주인공 소피가 늙은 마녀에게 그녀가 빼앗은 마법사 하울의 ‘심장’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마녀는 처음에는 “싫어” 라고 거절하나 어떤 계기로 결국 돌려줍니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대사는 거의 없습니다. 소피가 그저 마녀를 안았을 뿐입니다. 그러자 마녀의 마음이 녹아 하울의 심장이 드러납니다. 아주 훌륭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지 스님의 비슷한 것만 전해진다는 말씀, 너무나 이해됩니다. [본문 86페이지]


그런 감정까지 느낄 여유가 없는 겁니다. 젊은 사람과 접하면 그런 부분을 많이 느낍니다.
「기엽말절(技葉末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무 중심에서 벗어난 나뭇가지와 나뭇잎, 끝 쪽에 있는 마디라는 뜻으로 본질에서 벗어난 사소한 것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집착하는 건 나뭇가지나 나뭇잎 정도가 아닙니다. 강력하게 ‘숲을 보지 말고 나무를 보라’고 말하고 싶은데 오히려 현대인은 나뭇가지나 나뭇잎은커녕 잎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앞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죠. 그러면 당연히 수없이 흔들리죠. 제 기대가 많아서인지 모르겠는데 왜 다들 그렇게 스스로 어렵게 살려고 할까요? [본문 89페이지]

 

출판사 서평

“지브리의 ‘여백’과 선(禅)의 ‘비움’이 만나다”
스튜디오 지브리 40년의 철학과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지혜에 대하여

전 세계인의 영혼을 울린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지브리의 작품들은 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일까?

《선과 지브리》는 그 비밀의 해답을 일본 전통 사상이자 마음 챙김의 뿌리인 ‘선(禅)’을 통해 명쾌하고도 따뜻하게 입증해 낸다.

이 책은 지브리의 산증인인 프로듀서 스즈키 도시오가 일본의 대표적 선승 세 명과 나눈 치열하고도 분방한 대담을 한 권으로 엮었다.

선(禅)의 시선으로 해체한 지브리의 명작들
저자들은 《모노노케 히메》가 던지는 생명에 대한 묵직한 화두, 《반딧불이의 묘》의 처연한 생사관을 선의 사상과 대치시키며 작품의 이면에 숨겨진 다양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선이 추구하는 ‘분별하지 않는 마음’, ‘규정하지 않는 태도’,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지혜’는 지브리 영화가 가진 선악의 모호함, 정답을 서둘러 내지 않는 ‘여백의 미학’과 완벽하게 궤를 같이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즈키 도시오가 40년간 지켜온 단 하나의 원칙은 “바로 지금, 여기”.
스즈키 도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40년 동안 함께 일하며 ‘단 한 번도 과거의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과거’나 ‘미래’가 아닌, 오직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었다.
실패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로지 눈앞의 한 프레임에 혼을 불어넣었던 지브리의 제작 현장 자체가 거대한 선(禅)의 수행 과정이었던 셈이다.

복잡하고 변화가 많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지브리가 건네는 다정한 위로
정답만을 강요하는 피로한 사회 속에서 《선과 지브리》는 우리에게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권한다.
지브리의 아름다운 명대사와 제작 비화, 그리고 그 안에 녹아든 선의 철학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자신의 ‘본모습’과 마주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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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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