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불교의 성찰

책소개

추천사
불교는 오랜 세월 동안,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직·간접으로 미쳐 왔으며, 영광의 시절과 핍박의 시절을 겪어 왔다. 유교적 질서가 견고하게 지배하던 조선시대에서도 불교가 버텨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교에 없었던 인간의 사후 세계에 대한 관점을 명료하게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란분재와 같이 유교에서 숭상하던 효(孝)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망자(亡者)의 천도법회를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맞추어 발전시킨 데에도 연유한다.
어려운 시절을 인내와 슬기로 이겨내 오늘에 이른 불교는 여전히 대중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주는 종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중에 불교에 관한 여러 책들이 출판되어 있으나, 무겁고 어두운 느낌을 줄 수도 있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타이틀로 내세운 책은 드물다. 그럼에도 이처럼 ‘죽음’을 주제로 하는 책을 쓰게 된 데에는 저자 나름대로의 성찰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법원 노훈건 선생은, 모든 사람이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하여, 그 의미는 무엇인지, 과연 윤회의 세계는 있는 것인지 등등의 의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피력한다. 이 책은 죽음의 과정과 의미 그리고 이와 관련된 신앙과 의례 등을 불교를 기반으로 하여 살피고 있다. 불교 전반에 대한 저자의 끈기 어린 탐구와 성찰이 이 책의 곳곳에 알뜰하게 담겨져 있다.
인간으로서의 삶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신이 아닌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데에서 불교를 종교가 아닌 철학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보는 윤회의 과정과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노력과 신앙을 통해 불교가 종교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이 연기(緣起)라고 말한다. 연기의 입장에서 보면 나와 다른 모든 것들이 독자적인 것이 아니고 상호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인연에 의해 가합하여 생겨난 것일 뿐 독자적이고 영속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라는 존재가 독자적이고 영속적인 것으로 착각하여 온갖 번뇌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망상과 집착을 깨뜨리는 것이 바로 깨달음으로 향해 가는 길이라고 불교는 가르치고 있다.
문화동호인들과 더불어 옛문화답사회를 이끌어 온 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그동안 답사회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주 또는 매월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답사지는 사찰, 서원, 종가, 누각 등의 옛 건축물이나 명승지, 천연기념물 등 그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이처럼 오랫동안 답사여행을 같이 하면서 회원들이 문화적인 안목과 더불어 우리의 국토와 문화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말하자면 문화적인 고소득자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10여 년 전 어느 날 저자가 답사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답사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성실한 회원이다. 불교에 대한 신앙심 때문인지 동호인들과 주로 불교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또한 사찰의 전각이나 불상, 불탑, 승탑 등에 대해 각별한 애착을 느끼면서 인솔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곤 하였다. 그렇지만 저자가 불교에 대해 이 정도의 식견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보내준 책자를 보고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책 전체에 불교를 이해하고 공덕을 실천하려는 저자의 성심 어린 노력이 실려 있다. 여기에 작은 글로나마 그간의 노력과 그 결실에 대해 치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옛문화답사회 회장 공학박사 강대철 謹識



목차

책을 내면서
추천사
1장_ 불교의 생성 변천과 전개
2장_ 죽음에 관련된 불교의 주요 개념
3장_ 아비담마에서 보는 죽음의 세계
4장_ 티베트 불교의 죽음에 대한 탐구
5장_ 티베트 사자의 서
6장_ 임사체험과 전생
7장_ 무아와 윤회의 충돌
8장_ 죽음에 관련한 불교의 신앙
9장_ 죽음에 대한 불교의 의례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