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뽑은 불서 제목, 포교사 역할 톡톡

불자 아니어도 공감하는 제목 지향
선어록과 경전에는 쉬운 부제 달아
내용은 참신하면서 쉽게 풀어 써야

“잘 지은 책 제목 하나가 열 마케팅 안 부러운 시대.”
어느 일간지가 좋은 책 제목에 관한 팝업 뉴스를 띄우면서 뽑은 문장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내용입니다. 이 뉴스의 첫 머리에는 “책을 읽지 않는 시대를 맞이한 출판계가 ‘제목 전쟁’에 돌입했다”고 설명하면서 “2000년대 들어서 출간된 책들 중 유력 출판계 대표 10인이 뽑은 가장 좋은 제목 1위의 책으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선정 이유로 “최소한의 상식을 갈망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했다”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와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도 “저자의 메시지와 뉘앙스까지 정확히 전달하면서 한 번에 꽂히게 하는 제목”이라는 평가와 함께 좋은 제목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충분히 공감하고 좋은 제목으로 동의할만합니다. 굳이 이 기획 기사의 내용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책 제목은 출판의 처음이자 마지막, 판매까지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 제목은 글의 기획 방향과 내용, 디자인, 마케팅 등 일체의 제작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두어야 할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책이 출간된 이후 일간지 등 매체에서 관련 홍보기사를 보도한 이후 책은 자신의 첫 페이지인 표지와 제목을 통해 서점이나 인터넷 출판 유통망에서 스스로를 홍보하게 됩니다. 누가 보라고 권유하지 않아도 그 첫인상으로써, 짧은 제목의 힘으로써 스스로를 선택하게 하는 힘을 갖게 됩니다. 표지의 제목은 고객의 눈과 귀를 주목하게 해 고객을 곧바로 ‘독자’로 만들 수 있는 첫인상인 셈입니다.

조계종출판사와 산하 브랜드인 아름다운인연, 모과나무의 책 제목 역시 출판 기획회의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항목입니다. 불교로 특정된 주제와 내용의 책을 출간하고 있지만 불자와 일반인, 이웃 종교인도 함께 공감하고 이목을 끌 수 있는 제목의 중요성은 일반 출판사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조계종출판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제목의 지향점은 명확합니다. 우선 불교적인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며 불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제목 뽑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조계종출판사와 산하 출판브랜드로 합병된 모과나무 출판사에서 출간했던 신행 수기집인 ‘나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보았네’와 ‘가피-부처님이 전하는 안부’, ‘믿는 마음-시련 속에서 빛나다’ ‘발길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라는 제목들은 불자들이라면 누구나 듣는 즉시 ‘신행수기’라고 공감할만한 제목입니다. 좌절과 고통, 시련을 부처님의 가피와 기도, 정진으로써 극복한 불자들의 감동스러운 체험담이 제목과 부제에 고스란히 깃들어 있기에 출간 이후 꾸준히 스테디셀러로서 불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즈음하여 출간한 ‘생명으로 돌아가기’(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조애나 메이시 저)는 세계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위대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는 세 가지 세계관을 제시합니다. 그 첫째는 통상적 삶이라 불리는 관점입니다. 이 세계관에 따르면 우리는 과거에 우리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앞으로도 똑같이 유지하면 되고 현재 인류와 지구가 직면해 있는 어려움들은 일시적인 것일 뿐 곧 회복되리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두 번째 세계관은 대붕괴의 관점입니다. 주로 환경운동자들과 급진적 운동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세계관으로, 인류는 끔찍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과연 인류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와 현재의 지구적 위기에 벗어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결국 붕괴의 결말을 향해서만 나아가고만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세 번째 세계관인 대전환의 관점입니다. 결국 생명이라는 절대적 가치에 주목해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대전환의 관점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선어록이나 경전과 같이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본래 제목과 함께 반드시 부제를 달아 출간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자로 된 책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표지에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고려의 보조지눌 선사가 지은 ‘진심직설(眞心直說)’에는 ‘마음 다스리는 법’이라는 부제를, 삼조 승찬 조사의 선어록인 ‘신심명(信心銘)’에는 ‘몰록 깨달음의 노래’라는 부제를 달아 비록 한자로 된 선어록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함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제목을 직설적으로 표현했으나 더 설명이 필요할 경우에는 부제에서 보충하는 경우도 있다. ‘출가학교-처음 만나는 자유’, ‘돌이키는 힘-치유하는 금강경 읽기’의 경우 제목과 부제가 조화를 이루어 이 책이 지향하는 주제와 내용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계종출판사와 산하 브랜드인 ‘아름다운 인연’ ‘모과나무’는 앞으로도 쉬운 불서, 참신한 불서,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불서, 초보 불자들을 베테랑 불자로 이끌 수 있는 불서 출간을 지향하면서 이에 걸맞는 ‘좋은 제목’을 뽑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조계종출판사가 기획해 출간하는 불서를 통해 부처님의 지혜로운 향기를 더 많은 불자와 국민, 이웃 종교인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불서의 표지에 담긴 ‘좋은 제목’은 불자를 더욱 신심이 돈독하고 지혜로운 불자로 이끌 뿐만 아니라 불자가 아닌 사람을 불자로 견인하는 포교사이자 마중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