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실천을 위한 지침서 ‘불교개설’

부처님의 가르침, 불자의 실천 / 조계종 포교원 편찬
종단 신도전문교육교재
현대 사회의 윤리 관련
경전적 근거 제시 눈길

부처님의 생생한 원음으로
마음 다스릴 수 있는 불서
종단 신도전문교육 교재인 <불교개설>이 출간됐다.

현대사회는 단순하지 않다. 과거엔 무조건 당연했고 반드시 따라야 했던 권위들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옛날엔 다 그랬다고, 어른 말씀치고 틀린 것이 없다’는 강변들은 이른바 ‘꼰대’들의 추태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민주주의사회이고, 언제나 옳고 누구에게나 옳은 보편타당한 정답이란 없는 다원주의사회다. 반면 정답이 사라진 자리에는 무수한 의문과 고통들이 정처 없이 떠다닌다. 우울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원치 않은 임신은 낙태만이 능사인지, 안락사는 옳은지 그른지 등등. 또한 사람들에게 ‘만물박사’이자 ‘척척박사’로 받아들여지는 과학의 득세로 인해 종교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 이른바 ‘엄근진(엄격·근엄·진지)’을 고수했다가는 영영 도태될지 모른다. 개인들 하나하나를 존중하며 친절하게 다가가 인생의 여러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 스님)이 신도전문교육 필수교재 <불교개설>을 펴냈다. ‘불자의 가르침, 불자의 실천’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불자들이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보편적 자비를 어떻게 펼쳐야 할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불교 대표종단인 조계종 신도를 위한 불교대학의 필수교재로 기획된 만큼 일상생활에서 지켜나가야 할 올바른 신행의 방향도 정리됐다. 무엇보다 불교의 경제관 사회관 윤리관에 대한 구체적이고 소상한 논변이 눈에 띈다. 오늘날 불자로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관해 명쾌하게 일러준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2600여 년 전 인류사에 등장한 부처님은 치열한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어 일체 중생에게 평화와 행복의 길을 열어보였다. 이 책은 불교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꼭 새겨야 할 부처님의 핵심적인 설법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불교 개론서들이 지닌 약점인 난해한 기술(記述)과 건조한 문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가 현실을 살면서 제기할 법한 질문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부처님 말씀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숫타니파타> <맛지마니까야> <쌍윳따니까야> <디가 니까야> <잡아함경> <증일아함경> <화엄경> <법구경> <법화경> <금강경> 등 다양한 경전에 수록된 설법을 근거로 사용했다. 부처님의 입을 빌어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형식이다. <전심법요> <마조록>과 같이 과거 유명한 선사들의 지혜도 빛난다.
△불교는 어떠한 종교인가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 △나와 존재에 대한 바른 이해 △괴로운 삶에서 평화와 행복으로 △불자의 종교적 실천과 윤리 △불교의 생사관과 정토신앙 △불자의 사명, 전법 △마음을 다스리는 불교수행 △불자의 보살행과 실천 △현대사회와 불자의 삶 등 총 10장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주제에 대해 개괄하면서 그에 걸맞은 경전과 논서의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글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마음을 다스리는 종교’ ‘지혜와 깨달음의 종교’ ‘수행의 종교’ ‘자비와 보살행의 종교’가 불교라고 규정한 뒤 각각의 명제에 대해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릴 때 얻기 힘든 주인을 얻는다<법구경>” “건강은 가장 큰 이익이며 만족은 가장 큰 재산<법구경>” “뼈골에 사무치는 추위 없이 매화향기를 어찌 맡으리<완릉록>”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데서 오고, 모든 불행은 자신만의 행복을 바라는 데서 온다<입보리행론>”는 법문이 일일이 떠받친다.
‘지금 이 순간,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우울증의 아픔에 관해선 집착과 열등감이라는 ‘두 번째 화살’을 뽑아버리라는 부처님의 위로로 격려하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나니 오직 헤아리는 분별을 떠날 뿐”이라는 <신심명>의 격언으로 계도하고 있다. 이밖에 성(性) 윤리, 알코올의존, 직업에 대한 태도 등의 주제에 관해서도 적절한 교훈이 보인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머리말에서 “삶과 죽음, 직업과 노동, 돈, 성(性), 생명, 생태에 대한 문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마음 다스리기, 슬기로운 언어생활, 잘 사는 법 등 삶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가르침을 엮었다”며 “무엇보다 남다른 점은 부처님과 여러 역대 선지식들의 생생한 원음을 담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교신문 장영섭 기자 2019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