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의 꽃, 정토신앙의 길 안내

‘정토불교 성립론’“아미타불의 본원을 믿고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한다면 곧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

정토신앙은 이처럼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하면 내세에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염불에 전념할 것을 당부한다. 때문에 정토신앙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오로지 염불에만 매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있어서 이성(理性)에 의해 납득 가능한 것만 믿고 움직이려는 성향이 강한 현대인들에게는 좀처럼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만약 극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염불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불신과 비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정토신앙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오래됐지만, 불교 내적으로도 주류를 이루어온 것이 선불교였기 때문에 정토신앙 자체를 불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흐름 또한 적지 않다. 특히 불교에 대한 이성적‧합리적 이해가 대승불교보다 그 특성이 더 잘 드러나는 것으로 평가되는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토신앙에 대한 논리적 신뢰가 더 희박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토신앙의 자리는 아직 명확히 자리매김 되지 못했고, 심지어 ‘정토신앙은 외도’라든가 ‘불교가 아니다’라는 인식까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지난 10여년 동안 현실적 문제를 고뇌하면서 학문적 반론을 통해 정토신앙의 길을 모색해온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가 그동안 써온 15편의 논문 중 9편을 모아 ‘정토불교 성립론’으로 엮었다. 저자는 여기서 ‘정토불교란 무엇이며, 어떻게 성립 가능한가’를 학문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정토신앙 역시 불교”라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물론, “정토신앙이야말로 대승불교의 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근대에 이르러 나타나기 시작한 시대적 조류, 즉 합리주의‧이성주의에 대한 반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그래서 만해 스님이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주장한 ‘염불당의 폐지’를 실마리로 해서 논의를 이끌고, ‘대승불교는 불교가 아니다’라는 ‘대승비불설론’의 논의를 ‘대승경전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치환해 초기경전인 ‘아함경’과 대승경전인 ‘무량수경’의 양립 가능성을 고찰해 전체 4부로 구성된 책의 마지막 4부에 기록했다.
김호성 교수가 “정토신앙은 대승불교의 꽃”이라며 정토불교란 무엇이고, 어떻게 성립 가능한지를 밝혀 ‘정토불교 성립론’으로 엮었다.
저자는 이에 앞서 1부에서 정토신앙의 핵심 내지 본질을 아미타불 법장보살의 본원에서 찾았고, 그러한 본원을 믿어 중생들이 얻을 수 있는 안심의 세계가 정토신앙의 세계임을 신라시대 광덕의 정토시 ‘원왕생가’의 재해석을 통해 밝혔다.
이어 2부에서는 ‘정토신자의 삶은?’이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다. 저자가 오래도록 천착해온 주제 중 하나인 ‘출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한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인도철학과 인도불교, 그리고 한국불교 안에서 소재를 찾아 살피고 답을 정리했다. 또 3부에서는 일본 정토불교에 대한 우리 학계에서의 연구 성과를 정리했다. 이미 원효의 정토신앙에 대한 논문을 5편이나 발표했던 저자는 원효나 경흥 같은 우리 스님들의 저서를 읽고 생사를 벗어나는 길을 추구했던 일본 정토불교 조사들의 안목을 살피면서 정토신앙의 길을 안내한다.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염불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결코 극락의 존재 여부와 같은 외부 대상의 문제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가를 문제 삼는 자기성찰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설명한 저자는 “아미타불의 본원이 진실함을 보는 사람은 그 사이의 모든 중간 매개자들을 건너뛰어서 바로 아미타불과 일대일로 대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극락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본원의 진실함을 볼 수 있느냐 아니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제해주려는 아미타불의 자비에 우리가 감응하고 응답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갖추고 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아미타불의 본원을 믿고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한다면 곧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정토신앙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을 안내한 책에서 정토신앙이 왜 대승불교의 꽃으로까지 불릴 수 있는지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2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