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읽는 ‘일러스트 불교입문서’

다르마의 즐거움
무쇼 로드니 앨런 그린블랏 지음
윤승서·이승숙 옮김 / 조계종출판사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
불교와 인연 맺고 그려낸
모두 알아야 할 불교상식
초심자 눈높이 맞추면서
친절하게 기초교리 설명
불교수행 친절히 소개도

연기법, 사성제, 팔정도, 중도 등 기초교리는 물론 기억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부처님과 보살들. 일반인들이 불교에 입문하면 우선 벽에 부딪히는 ‘난해한’ 용어와 복잡한 이름들이다. 적지 않은 초심자들이 이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혹은 좌절하고 배움을 포기하기도 한다. 낯선 단어와 모습이 주는 어려움에 이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복잡한 설명 안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런 단어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상식에 해당한다.
때문에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이자 독실한 불자인 무쇼 로드니 앨런 그린블랏는 자신이 불교공부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다른 도반들이 답습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으로 쉽게 표현한 불교입문서 <다르마의 즐거움>를 펴냈다. 소니 등 세계적인 게임업체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또 미국 ‘뉴욕타임즈’ 등 세계 유력 언론사에 일러스트를 연재해 온 저자는 관광과 출장으로 일본을 자주 방문하다가 우연히 일본의 선불교를 접하며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그의 이름 앞에 ‘무쇼’는 무상(無相)을 뜻하는 일본어로 불교를 공부하며 지난 2013년 스승으로부터 받은 법명이다.
“내가 관광객으로 일본의 오래된 절들을 다닐 때 얘기야. 도대체 이 커다란 불상들은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이 이상한 선승들은 왜 벽을 향해 앉아있는 거야? 그런 것들이 어떻게 내 힘든 삶에 도움을 주지? 일본에 있는 내 친구들은 내 의문을 해소해주지 못하더군. 뉴욕에 돌아온 뒤 나는 참선하는 절에 가서 명상을 하면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어.” 책머리에서 밝힌 저자의 발간배경이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불교와의 인연은 그의 인생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집 근처 참선모임을 찾아내 명상을 배우기 시작했어. 강의를 듣고 일주일간 수행캠프에도 참석했어. 그러자 놀랍게도 그 거대한 불상들이 말하기 시작하더군. 면벽을 하는 스님들도 처음으로 이상해 보이지 않게 됐어. 그 뒤부터 나는 내가 익히고 알게 된 것들로 예술창작을 시도해보았어.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바로 이 책이지.” 도반에게 수행담을 털어놓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글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불교의 용어와 개념을 곤혹스러워하던 사람들의 눈높이 맞춰 불교를 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을 통해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어려운 불교용어와 보살들의 특징을 일러스트로 잘 갈무리해 한눈에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불교의 역사와 가르침, 상징을 총망라하면서 전통적이면서 독창적인 문체로 불교를 풀어낸다. 예를 들어 책 제목에도 포함된 ‘다르마’에 대해 “석가모니 전에도 그 후에도 다르마는 무수히 펼쳐지고 있고, 그 무수한 다르마가 우리의 삶을 살피고 귀 기울이고 반성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면서 “결국 다르마들은 우리가 알아채는 눈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모든 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귀엽고 익살스러운 그림은 어린이들이 볼 수 있을 만큼 친근하지만 내용은 중·고등학생 이상이 봐야할 수준이다. 그리고 책에 소개된 부처님의 생애, 기초교리, 불보살의 명호, 불교 수행법은 바로 누구나 알아야 할 ‘최소한’의 불교 상식이다. 먼저 부처님의 생애에 대한 글과 그림으로 시작해 보살과 신중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가 느낀 불교의 공동체와 율에 대한 이야기는 부처님 전생을 담은 ‘자타카 이야기’를 그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또 마지막으로 그가 체험하고 실천해 본 선불교 수행법들이 실려 있다.
특히 게임캐릭터 업체와 상업광고 시장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꼽히는 저자가 완성한 캐릭터는 텔레비전의 만화 시리즈로도 방영될 만큼 친숙하다. 때문에 이 책의 캐릭터와 그림들 역시 무척 익살스럽고 친절하다. 불교 상식을 설명하면서 때로는 ‘가상의 사찰’을 만들어 이해를 돕고 중생을 대표하는 어눌한 캐릭터나 사이버 세계의 미륵부처님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진공청소기를 든 부처님의 모습이나 주변 인물들을 보살로 등장시키는 상상력은 재미와 이해를 넘어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청소년은 물론 부모 등 온 가족이 함께 읽을 만한 불서로서 손색이 없다.
<불교신문 허정철 기자 2017년 6월 12일자>